국내 최초의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티뷰론은 지난 4월말
시판 이후 매월 평균 1,200여대가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어 현지 딜러들로부터의
주문량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티뷰론이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고객들이 그동안 영화
에서나 볼 수 있었던 "멋진 스포츠카"를 직접 접할 수 있게 된 일종의
"성취감" 때문만은 아니다.

티뷰론은 스포츠카의 3대 요소라 할 수 있는 성능 디자인 가격면에서
외국의 어떤 경쟁차종과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일 때도 세계 각국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티뷰론 디자인의 원류는 현대자동차 캘리포니아 디자인 연구소에서 개발한
국내 최초의 컨셉트카 시리즈중 하나인 "HCD-II"이다.

HCD-II는 지난 93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돼 주목을 받았던
디자인이 뛰어난 컨셉트카다.

HCD-II가 1세대라면 티뷰론은 2세대인 셈이다.

티뷰론은 현대가 처음 만든 스포츠카이지만 "세계의 명차"로 만들기 위해
이 방면에서 내로라 하는 차들을 벤치마킹했다.

포르쉐,미쓰비시의 이클립스, 도요타의 셀리카, 마쓰다의 MX-3, 오펠의
칼리브라 등이 그것이다.

그런만큼 이 차들의 장점만을 취합해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스포츠카를 만들었다는게 현대측의 설명이다.

스페인어로 "상어"를 뜻하는 티뷰론은 근육질의 상어를 연상시키지만
사실은 그 이상의 디자인 개념을 구석구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티뷰론은 외형과 인테리어가 일체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가장 핵심이 되는 디자인 컨셉트는 부드러움과 강렬함의 조화였다는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티뷰론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면에서 뒷면까지 물이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불이 타는 듯한 강렬한 이미지를
던져 주고 있다.

티뷰론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창문의 틀이 없는 프레임리스(Frameless)
도어가 적용됐다.

이는 차가 고속으로 달릴 경우 생기는 내부기압과 외부기압의 차이로
유리창이 밖으로 벌어지려고 하는 속성을 방지하는 효과를 갖는다.

티뷰론은 또 단추를 눌러 열도록 돼있는 그립 타입의 도어핸들을 비롯해
초광폭 타이어, 선글라스 케이스를 갖춘 운전석 등 지금까지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인스트루먼트 개념을 도입했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