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593) 제12부 낙엽 진 뜨락에 석양빛 비끼고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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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이 한차례 지나간 후 진종이 기진맥진하여 쓰러졌다.
보옥이 진종에게로 다가가 진종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 깨웠다.
"진종아, 너의 누나 진가경은 어디에 있니?"
진종이 부스스 눈을 뜨며 대답했다.
"우리 착한 누나는 벌써 태허환경으로 들어가 있지. 누나가 경환
선녀에게 나와 지능을 하루속히 이 지옥에서 구해내어 태허환경으로
들어오게 하도록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더군.
경환 선녀는 또 옥황상제에게 간청하고.
그래서 얼마 있지않아 나와 지능은 누나가 있는 그곳으로 가게 될것야.
그곳에서는 내가 지능을 다시 않을 수 있을 거야"
보옥은 태허환경에서 경환 선녀의 동생 겸미를 안던 일들을 떠올렸다.
얼마나 감미롭고 흥분되는 순간이었던가.
짧은 순간이긴 하였지만 일생동안 배워도 다 배우지 못할 갖가지 성적인
기교를 익히지 않았던가.
"다행이구나. 나중에 정말로 내가 저승으로 오게 되면 태허환경으로
들어가 너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겠구나"
보옥이 반색을 하며 환한 얼굴이 되었다.
"그건 장담을 할 수 없지. 보옥이 네가 이승에서 큰 죄를 지어버리면
태허환경으로 들어오기가 어려울 수도 있단 말이야. 그러니 이승으로
돌아가더라도 큰 죄는 짓지 말어"
"어떤 것이 가장 큰 죄일까?"
"여기 와서 보니 이승의 생을 스스로 포기하고 목숨을 끊는 것이 가장
큰 죄이더군.
그리고 그다음 죄는 나처럼 음욕과 쇼사한 짓거리로 자기몸을 죽음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것이야.
그러니 매사에 조심하여 자기 몸을 잘 간수하다가 이승을 떠나오란
말이야"
"알았어. 이제 대옥 누이도 죽고 보채 누이랑 혼인한 몸인데 딴눈을
팔지도 못할 거야. 아니, 이제는 따눈을 팔 여력이 나에게 남아 있지 않아"
보옥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옥이 네가 그런 소리를 할 때도 다 있구나.
하긴 너랑 나랑은 어린 나이에 너무 색을 밝힌 편이었다.
색을 소중히 여겨 아낄걸 하는 아쉬움이 뼈에 사무친단 말이야.
보옥이 너는 태허환경으로 들어와 대옥이도 만나보아야 하니까 내 말을
명심해야 돼.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다고, 세상 사는 일이 허무하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만은 하지 마.
남은 생을 사는 동안 네 아내가된 보채랑 어찌해서든지 오손도손 잘
살란 말이야.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잖아"
"세상에서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을게"
보옥이 묘한 말의 여운을 남기고 진종과 헤어져 귀졸을 허겁지겁
따라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
보옥이 진종에게로 다가가 진종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 깨웠다.
"진종아, 너의 누나 진가경은 어디에 있니?"
진종이 부스스 눈을 뜨며 대답했다.
"우리 착한 누나는 벌써 태허환경으로 들어가 있지. 누나가 경환
선녀에게 나와 지능을 하루속히 이 지옥에서 구해내어 태허환경으로
들어오게 하도록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더군.
경환 선녀는 또 옥황상제에게 간청하고.
그래서 얼마 있지않아 나와 지능은 누나가 있는 그곳으로 가게 될것야.
그곳에서는 내가 지능을 다시 않을 수 있을 거야"
보옥은 태허환경에서 경환 선녀의 동생 겸미를 안던 일들을 떠올렸다.
얼마나 감미롭고 흥분되는 순간이었던가.
짧은 순간이긴 하였지만 일생동안 배워도 다 배우지 못할 갖가지 성적인
기교를 익히지 않았던가.
"다행이구나. 나중에 정말로 내가 저승으로 오게 되면 태허환경으로
들어가 너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겠구나"
보옥이 반색을 하며 환한 얼굴이 되었다.
"그건 장담을 할 수 없지. 보옥이 네가 이승에서 큰 죄를 지어버리면
태허환경으로 들어오기가 어려울 수도 있단 말이야. 그러니 이승으로
돌아가더라도 큰 죄는 짓지 말어"
"어떤 것이 가장 큰 죄일까?"
"여기 와서 보니 이승의 생을 스스로 포기하고 목숨을 끊는 것이 가장
큰 죄이더군.
그리고 그다음 죄는 나처럼 음욕과 쇼사한 짓거리로 자기몸을 죽음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것이야.
그러니 매사에 조심하여 자기 몸을 잘 간수하다가 이승을 떠나오란
말이야"
"알았어. 이제 대옥 누이도 죽고 보채 누이랑 혼인한 몸인데 딴눈을
팔지도 못할 거야. 아니, 이제는 따눈을 팔 여력이 나에게 남아 있지 않아"
보옥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옥이 네가 그런 소리를 할 때도 다 있구나.
하긴 너랑 나랑은 어린 나이에 너무 색을 밝힌 편이었다.
색을 소중히 여겨 아낄걸 하는 아쉬움이 뼈에 사무친단 말이야.
보옥이 너는 태허환경으로 들어와 대옥이도 만나보아야 하니까 내 말을
명심해야 돼.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다고, 세상 사는 일이 허무하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만은 하지 마.
남은 생을 사는 동안 네 아내가된 보채랑 어찌해서든지 오손도손 잘
살란 말이야.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잖아"
"세상에서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을게"
보옥이 묘한 말의 여운을 남기고 진종과 헤어져 귀졸을 허겁지겁
따라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