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노동관계법 개정과 관련, 거의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다시피 했던 신한국당이 드디어 노동관계법에 대한 본격 검토 작업에
착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교원단결권이 2년 유예된 상태에서
전 전교조 멤버들이 노동법관련 수업을 계획중이고 이에 대해 교육부가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심도있는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 일부 참석자는
"노동법 개정안을 만들때 잘못한 부분이 아니냐"는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거의 금기시돼왔던 노동관계법에 대한 논의가 여당의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신한국당은 또 이날 회의에서 "노동법 개정안 심의는 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하고 법안검토는 공개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밖에도 신한국당은 이날 당 소속 환경노동위원들과 교육위의원, 그리고
노동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 실무국장들로부터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한 질의 답변을 갖는 자리를 마련했다.

게다가 최근 청와대 관계자와 당 정책위고위 관계자간 전화통화를 통해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의견조율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한국당이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해 극도로 "개입"을 자제해온 것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집권 여당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
였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여론과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일부 불만이 터져나오자 더이상 방관할수만은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신한국당이 노동관계법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함에 따라
제도개선특위를 둘러싸고 혼미를 거듭해온 정국은 노동관계법이라는 또 다른
"불씨"에 휩싸일 공산이 매우 커졌다.

<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