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배달왕에 대한 도전권의 향방은 조훈현 구단대 양재호 구단의
3번기 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조훈현 구단은 지난4일 제4기 한국이동통신배 배달왕기전 준결승전
(본선 14국)에서 유창혁 구단에게 불계승을 거둬 지난달 서봉수 구단을
꺾고 결승에 오른 양재호 구단과 7일부터 도전자 결정전 3번승부를 벌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배달왕기전은 이창호 구단과 조훈현 구단이 3년
연속 결승에서 맞붙어 이구단이 스승 조구단을 잇따라 물리치며 3연패를
기록한 대회로 유명하다.

이번 4기대회부터 대전방식을 도전기 형식으로 바꿔 바둑팬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도전자 결정전에 오른 조훈현 구단과 양재호 구단은 국수전 등
국내 3개 타이틀전 결승국에서 이창호를 상대로 치열한 반상대결을 펼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훈현 구단은 국수전 및 천원전에서 이창호 구단과 각각 2승2패를
기록하는 등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양재호 구단도 국기전에서
이구단을 상대로 2승2패로 선전하고 있다.

조구단과 양구단의 객관적 전력은 조구단이 유리하다는 평.

조구단은 올들어 양구단과 두번 대국을 가져 모두 이겼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했으나 올들어 패왕전 등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무관탈출에 성공한데 이어 각종 타이틀전에서 이창호
구단과 대등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한 12월2일 현재 고단진부문에서 다승 1위 (66승34패)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양구단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바둑관계자들의 평가다.

올해 조구단에 비록 2패를 당했지만 이것은 지난 1월에 있었던 대국이였다.

그후 10개월동안 두 기사가 한번도 마주친 적이 적이 없어 조구단에 당한
2패가 큰 부담이 안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국기전 등에서 이창호 구단과 대등한 승부를 보이면서 고단진
다승랭킹 5위 (33승22패)에 오르는 등 하반기들어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따라서 제4기 배달왕기전은 도전자 결정전부터 바둑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