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륭의 항도종합금융 공개매수는 국내 최초의 역공개매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역공개매수란 이미 공개매수중인 회사에 대해 보다 좋은 조건을 내세워
공개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역공개매수를 신청한 서륭도 효진보다 1,000원 높은 가격에 1%
더 많은 주식을 사겠다고 제시했다.

외국의 경우 역공개매수는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해주기 위해 기존
대주주로부터 요청을 받은 우호적인 제3자가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호적인 3자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함으로써 경영권을 방어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서륭의 항도종금주 공개매수는 기존 대주주를 방어해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항도종금은 지난 80년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주인없는" 회사이다.

따라서 이번 공개매수는 효진의 공개매수를 역공개매수라는 수단으로
방어하면서 동시에 인수하려는 일석이조의 포석이라고 할수있다.

증시 일부에서 이번 공개매수를 경쟁공개매수라고 부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항도종금에서 국내 처음으로 역공개매수가 나온 것은 종금사에 대한 인수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지난 6일 한화종금의 2대주주가 경영권 인수를 시도함으로써 올들어 경영권
이 변경됐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종금사는 모두 9개에 달하고 있다.

종금사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종금사들의 주인 찾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항도종금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역공개매수도 한 두건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에서 신설종금사들에 대한 기업매수합병(M&A)설이 꾸준히 나돈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라고 할수 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