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명희 <소설가> .. '혼불' 17년만에 10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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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명희씨(49)가 대하소설 "혼불"(전 10권 한길사 간)을 17년만에
완성했다.
"32세에 시작한 소설을 50이 다 돼 마무리했으니, 제가 생각해도 참 지독
하네요.
"혼불" 하나만 붙들고 살아온 날들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더없이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30년대말부터 43년봄까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남원지방의 매안이씨
문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쇠락한 종가를 지키는 청암부인과 율촌댁 효원 등 여인 3대의 삶이 소설의
축.
여기에 근대사의 격랑속에서 전통을 이으려는 양반사회의 몸부림과 천민으로
태어나 한많은 세상을 살다간 거멍굴 사람들의 애환이 겹쳐진다.
후반부에는 소설무대가 만주로 확장돼 민족혼의 회복에 몸바치는 민초들의
모습이 포개진다.
"나라의 혼불이 위태롭던 그때, 캄캄한 어둠을 뚫고 활활 타오르던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의 불꽃을 되살려보고 싶었어요"
"날이 저문다"로 시작되는 제4권 "박모"의 첫부분 묘사를 위해 "동짓날
저녁하늘"을 연상하며 사흘동안 창밖만 노려보기도 했다고.
"작품무대인 봉천(심양)과 연길 일대를 돌아보러 93년여름 두달간 중국땅을
헤맬때 서탑거리에서 만난 조선인 할아버지가 30년대의 골목길과 가게이름을
지도에 그려주던 일을 잊을수 없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말의 가락을 맛깔스럽게 되살린 것은 물론 당시 풍속에 관한
자료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 문화사 학자들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피폐한 현대인들의 정서에 고향의 불빛 한점을
전하는 마음으로 삶의 생명소를 찾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전북 전주 태생으로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80년 중앙일보 신춘
문예로 등단했다.
"혼불"은 81년 동아일보 장편공모 당선작.
90년 출간된 1, 2부(전 4권)를 손질하고 "신동아"에 7년간 연재한 원고를
다듬어 완간했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
완성했다.
"32세에 시작한 소설을 50이 다 돼 마무리했으니, 제가 생각해도 참 지독
하네요.
"혼불" 하나만 붙들고 살아온 날들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더없이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30년대말부터 43년봄까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남원지방의 매안이씨
문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쇠락한 종가를 지키는 청암부인과 율촌댁 효원 등 여인 3대의 삶이 소설의
축.
여기에 근대사의 격랑속에서 전통을 이으려는 양반사회의 몸부림과 천민으로
태어나 한많은 세상을 살다간 거멍굴 사람들의 애환이 겹쳐진다.
후반부에는 소설무대가 만주로 확장돼 민족혼의 회복에 몸바치는 민초들의
모습이 포개진다.
"나라의 혼불이 위태롭던 그때, 캄캄한 어둠을 뚫고 활활 타오르던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의 불꽃을 되살려보고 싶었어요"
"날이 저문다"로 시작되는 제4권 "박모"의 첫부분 묘사를 위해 "동짓날
저녁하늘"을 연상하며 사흘동안 창밖만 노려보기도 했다고.
"작품무대인 봉천(심양)과 연길 일대를 돌아보러 93년여름 두달간 중국땅을
헤맬때 서탑거리에서 만난 조선인 할아버지가 30년대의 골목길과 가게이름을
지도에 그려주던 일을 잊을수 없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말의 가락을 맛깔스럽게 되살린 것은 물론 당시 풍속에 관한
자료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 문화사 학자들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피폐한 현대인들의 정서에 고향의 불빛 한점을
전하는 마음으로 삶의 생명소를 찾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전북 전주 태생으로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80년 중앙일보 신춘
문예로 등단했다.
"혼불"은 81년 동아일보 장편공모 당선작.
90년 출간된 1, 2부(전 4권)를 손질하고 "신동아"에 7년간 연재한 원고를
다듬어 완간했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