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3당간 국회 제도개선 협상과정과 결과를 놓고 민주당 이규정 총무가
9일 이의를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이총무는 이날 국회 도서관 회의실에서 "제도개선특위의 허와실"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정책토론회에서 "3김에 의해 지배되는 15대 국회의 제도개선
특위는 정치개혁과 선진화를 위한 진정한 개혁을 이루려기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총무는 이어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개선돼야 할 선거법은 불법
타락선거를 부추기도록 개악됐고 후진적인 정치자금법은 양심적 군소정당의
존립기반마저 흔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날 이총무의 이런 지적은 4.11총선에서 현 원내3당의 지역감정 부추기기와
금권타락 선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도 제도개선 협상에서 다시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볼수 있다.

민주당이 불만스럽게 여기는 대목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의 TV토론 참여
자격을 3김의 원내교섭단체로 제한, 헌법에 명시된 선거운동의 균등한 기회
보장을 사실상 침해한 것이나 국고보조금의 원내교섭단체 배분비율을 높인
점 등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한 불만의 대상은 두 야당이 협상과정에서 보인 태도.

이총무도 두 야당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총무는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연좌제를 완화하고 공소시효를 단축하자는
야당요구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반영한 개악으로 후진적 발상의 전형"
이라고 지적했다.

이총무는 또 "특정지역에서는 김씨가 손들어주기만 하면 짚단이나 나무토막
도 시장이 되고 군수도 된다"며 야당측이 여당의 지자체장 정당공천 배제요구
를 수용하지 않은 점을 비난했다.

이총무의 총평은 이렇다.

"개혁의 용을 그렸으되 가장 중요한 용의 눈을 그리지 못하고 이무기를
그렸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