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본격적인 수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보조사위원회가 9일 발표한 "97년도 업종별 수출
전망"에 따르면 전자 섬유 자동차 등 11개 주요 업종의 내년 수출은
1천1백30억5백만달러로 올해 추정실적 1천43억2천만달러에 비해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증가율은 올해 예상증가율 1.8%보다는 높지만 20~3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예년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내년 수출전망이 예년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반도체 철강 등 주종 수출품목의 국제가격 회복이 불투명한데다 엔화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도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전경련은 그러나 세계교역의 신장세가 호전되고 있고 금년의 원화절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년에 나타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어 올해보다는
수출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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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전경련이 조사해 발표한 내년도 수출전망을 보면 수출주력 품목
대부분이 선진국 또는 후발 개도국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조선 기계류 등의 경우는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가, 섬유 전자 등은 후발개도국의 저가공세가 각각 수출부진요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 전자 ]]]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제품의 내년 수출은 4백52억달러로 올해보다 10.2%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본격 양산되고 있는 초경량 캠코더와 와이드 TV 등 첨단제품의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반면 동남아산 일제제품의 저가공세와 중소형 부품에 대한
개도국의 저가공세가 부진요인이다.

[[[ 섬유 ]]]

올해 2.1% 감소한 섬유수출은 내년에도 3.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라 홍콩 브라질 등 주요 직물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우려된다.

다만 폴리에스터 직물부문은 중국특수가 기대되며 화섬직물의 수출단가도
상승할 전망이다.

[[[ 반도체 ]]]

올해 21%나 감소한 반도체 수출이 내년에는 25% 증가해 95년과 비슷한
1백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PC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업계가 자구노력으로
조업단축 등을 통해 공급물량 조절에 힘쓰고 있는게 호조요인이다.

그러나 반도체가격의 회복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일반기계 ]]]

일반기계는 올해(9.4%)와 비슷한 7.1%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중국 EU 등의 공급증대로 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수출다변화는
한계에 이르고 있어 전망이 밝지 못하다.

[[[ 자동차 ]]]

올해 24.7%의 증가세로 호조를 보인 자동차는 내년에도 17.6%로 비교적
견실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가 신시장 개척과 신차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개도국
시장에서의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업체들이 저가의 아시아카개발 등을 통해 아시아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철강 ]]]

올해 가격 폭락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5.8% 감소한 철강 수출이 내년에는
10%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포철 한보철강 등 업계의 공급능력이 확충돼 수출여력이 늘어난데다
선진국의 재고조정도 어느정도 끝나 수요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러나 수출단가의 회복은 아직도 기대하기 어렵다.

[[[ 석유화학 ]]]

올해 2.3% 감소한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내년에도 5.0% 증가에 그칠 전망
이다.

동남아와 중남미 업체들의 공급확대로 단가회복이 불투명하다.

다만 합성수지와 TPA 등 합섬원료는 수출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 조선 ]]]

조선수출은 올해 28.7% 증가했으나 내년에는 증가율 0%로 제자리 걸음을
할 전망이다.

엔저지속 일본의 설비규제완화 등 부진요인만 잔뜩 있고 호조를 기대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 기타 ]]]

정유의 경우 올해 42.9% 증가에서 내년에는 3.3% 증가로 급격한 둔화가
예상된다.

해외에서 저유황유와 경질유 수요가 늘고 있으나 이들 품목의 국내공급여력
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기제품 수출은 중국 및 동남아의 경제개발에 따른 중전기기 수요증가로
13.4%의 견실한 증가세가 기대되며 타이어는 일본업체와의 경쟁심화로 인해
올해보다 둔화된 9.7%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공작기계는 수출다변화가 한계에 부딪치고 일본의 저가공세 강화로 인해
올해의 30.5% 증가에서 내년에는 1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