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KBS1TV에서 특집 "생노병사의 비밀" 1편에 노화의 원인은 몸속에
흡입된 잉여산소가 활성화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방영했다.

생명유지 제일의 수단인 호흡작용이 한편으로는 생명 소멸의 원인이 되고
있다니 매우 혼란스러우면서도 오묘한 생명의 비밀이 그저 신비롭다.

그러면 과연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이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을 단축하는가.

KBS는 일본의 한 곤충(파리)실험에서 제한없이 활동할 수 있는 무리와
그렇지 못한 무리를 비교한 결과 후자의 무리들이 수명이 월등하게 길었다는
것과 일본인의 직업별 수명조사에서 체육인이 대체로 수명이 짧았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구체적으로는 64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지칭하였다.

이같은 현상을 산소의 과소비와 연계해서 설명하고자 의도한 것으로
보여졌다.

조깅은 정상호흡의 3.7배가 되는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욱 노화를
촉진하며 이 때문에 서구에서의 조깅인구가 감소하고 있다고 적시하였다.

따라서 10년 가까이 매일 조깅을 해 왔는데 이 특집방송을 시청한 뒤
조깅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1편 특집의 결론은 산소 과소비를 유발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장수에
유익하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번 특집방송의 내용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니고 많은 시청자들의 고민
꺼리일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공영방송인 KBS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방송했을 것으로 보지만 자칫
국민 건강을 거꾸로 가게 하는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

어떤 운동이든지 산소 소비는 정상 호흡보다 많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방송은 체육계뿐만 아니라 국민생활체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해수 < 경남 울산시 고려석유화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