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의 분산된 힘을 결집할수 있는 협동조합의
설립은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11일 서울대학교 동창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여는 "한국 데이터베이스(DB)
산업 협동조합"(가칭)의 진영돈(47.토미스 대표이사) 초대 조합장 내정자는
조합의 설립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중소 DB업체들은 전반적인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순수 DB사업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국내
DB산업의 현황을 설명했다.

또 "정부에서는 DB산업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막대한 돈을 들여 초고속
통신망과 공공DB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소 DB업체들이 힘을
한데 모으지 않으면 이러한 사업들은 결국 일부 대기업들의 잔치로 끝나고
만다"고 우려했다.

조합의 설립 움직임은 지난해말 한국통신이 "하이텔 인포샵"을 개설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는 민간기업들이 본격적인 독자 DB제작및 개발사업에 나설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이때부터 열악한 환경속에 있는 중소 DB의 이익을 대변할 조합 설립이 적극
추진돼 왔다.

지난 8월 협동조합 설립 추진위원회가 결성됐으며 9월 발기인 대회를 거쳐
이번에 창립총회를 갖게 됐다.

이 총회에는 국내 200여개 중소 DB업체들중 70여개사가 참여해 조합의 정관
및 기구를 확정하고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기존 IP(정보제공업체) 협회가 친목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반면에 DB조합
은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입니다"

DB산업 협동조합은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및 공공기관의 DB개발 사업을 단체
수의계약으로 체결, 이를 조합원에게 배정할 방침이다.

중소 DB업체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고 중소기업 공제기금
을 마련, 회원사들에게 대출해주는 일도 조합의 몫이다.

DB산업 종사자들간의 유대강화와 사회적 지휘향상을 위한 활동도 빼놓을수
없다.

진 이사장내정자는 "조합원의 결속력을 높이는데는 회원사간의 내분을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 DB업체들의 자생력을
기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초대 조합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유병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