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내년도 설비투자 전망을 보면 전반적인 투자위축과
함께 비제조업으로 투자의 축이 옮겨가는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제조업 투자는 6% 감소하는데 비해 비제조업부문의 투자는 16.7%나 늘어
나리라는게 대표적 징후다.

제조업종중에도 석유화학 종이 석유정제 철강 시멘트등이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설비투자율을 보일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기계등 다른
업종들은 평균치에 못미쳤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의 4.4% 감소에 이어 내년에도
6.2%로 계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나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1.2%
늘어난 19.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제조업의 외부자금에 대한 차입의존도도 올해보다 높아진 72.8%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 설비투자전망=제조업중 중화학공업의 설비투자는 석유정제
(-35.1%) 조선(-34.4%) 기계(-13.6%) 전기전자(-3.4%)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감소세를 보여 시멘트(38.6%) 자동차(1.3%)등 일부업종의 증가세를 상쇄했다.

경공업부문은 화섬(0.6%)과 기타제조업(3.4%)에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면방과 고무제품은 각각 44.5%및 20.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비제조업의 경우 수상운수 건설 숙박등의 투자감소세에도 불구,
통신(34.7%) 가스(25.7%) 전력(19.1%) 항공운수(12.2%)등에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연구개발투자가 올해에 비해 활발할 것으로 나타난 업종은 자동차
(48.9%) 석유정제(20.4%) 철강(7.3%)등의 순이었다.

<>설비투자 둔화요인=기업들이 내년도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수요부족이 27.2%로 가장 많고 경기전망 불투명 24.8%, 자금조달난
18.3%, 설비과잉 10.8%, 수익성저하 8.4%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요부족중에서도 내수부진을 가장 큰 애로점으로 응답한 업체가 전체의
20.8%로 가장 많았고 수출수요부진은 6.4%에 그쳤다.

<>제금조달별 제조업 설비투자=제조업의 설비자금조달계획을 살펴보면
외부자금에 대한 차입의존도가 올해의 71.6%에서 72.8%로 늘어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내수시장에서의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증가율의 둔화로 인해
기업의 내부자금 조달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부자금중 주식(1.9%) 회사채(19.2%)발행등 직접금융을 이용한 투자재원
조달비중은 올해의 24.8%에서 20.9%로 낮아진 반면에 금융기관에서의 차입
등 간접금융을 통한 조달비중은 올해보다 5.1% 늘어난 51.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난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중소기업및
대기업에 대한 정부와 중소기업의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 차입금을 자금성격별로 구분해 보면 기업에 대한 외화자금대출규모
가 18.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며 원화자금은 오히려 5.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