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지난 90년 시장환율제도의 도입이후
최고치인 8백36원선을 돌파했다.

올해 환율상승 마지노선을 8백35원선으로 정해 놓고 있었던 금융기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달초만 해도 대다수의 외환딜러들은 8백30원 안팎에서의 보합세가 연말
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이에따라 딜러들은 "외환당국의 환율절하폭이 예상보다 커진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상승원인 =이달들어 환율이 대폭 오른 이유는 한마디로 시장에 달러
물량이 부족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투기적거래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전체거래규모도 평균치를
밑돌았는데도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수급불균형을 엿볼 수
있다"(C은행 P수석딜러)는 지적이다.

실제로 9일과 10일 이틀동안의 환율상승은 대부분이 실수요거래를 중심
으로 이뤄졌으며 은행들의 경우 달러부족분을 커버하기 위한 매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최근 해외DR(주식예탁증서)발행의 연기등 해외시장에서 한국계
금융기관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환율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눈 분석이다.

이렇게 볼때 최근의 환율상승은 경상수지적자폭의 확대와 함께 자본유입
부진으로 달러의 추가공급물량이 부족, 외환딜러들의 원화상승심리가 가세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전망 =일단 연말이 가까워지면 "밀어내기수출"등으로 달러공급물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따라 환율의 상승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것이 외환딜러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경상수지적자가 2백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도 경제
성장률도 6.4%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라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늘어나는 경상수지적자를 커버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환율절하를 감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8백36원선까지 환율이 오르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개입을 자제,
사실상 환율상승을 용인하고 있는 인상이다"(S은행 관계자)는 얘기는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따라 환율이 연말까지는 현행 수준에서 보합세를 띠는 수준을 유지
하다가 해가 바뀌면서 다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다만 앞으로 정부당국의 물가정책이 적정환율(?)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년도 경제정책의 주요기조가 긴축쪽으로 움직인다면 더이상의 환율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