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공 스키부는 89년 대자연의 웅장함 속에 눈으로 덮인 은빛설원에서
레져활동을 통해 친목도모와 체력충전을 하자는 10명의 사람이 모여
만들어졌다.

그 당시 스키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회원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90년대 들어 스키가 일반대중 스포츠로 보편화되면서 스키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지금은 90명에 이르는 대식구가 되었다.

필자는 91년부터 6년간 본의 아니게 회장으로 장기집권(?)을 하고
있으며 총무는 신승묵 대리 (재정부) 원정옥 사원 (경리부) 등이 주축이
되어 스키부의 운영을 맡고 있다.

주로 강원도에 소재한 성우리조트나 용평, 알프스 리조트를 이용하고
있으며 올해의 첫 모임은 12월8일 알프스 리조트에서 예상 인원인 40명을
초과하는 50명의 회원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가졌다.

첫 모임을 포함하여 97년3월 중순까지 총 8차례의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스키부 행사는 당일코스와 1박2일코스를 병행해서 하고 있으며 두 코스
모두 회원들의 호응도가 대단히 높아 행사 때면 비회원들의 신청을 받을 수
없을 만큼 자리가 모자라는 행복한 고민에 쌓인다.

특히 1박2일 코스의 경우 회원가족들이 준비해 온 음식을 먹으면서
오손도손 얘기꽃을 피우며 깊어가는 겨울의 정취를 만끽한다.

지상의 사랑과 평화가 여기에 모두 모여있는 느낌이다.

깊은 산속의 하얀나라, 동화 속의 꿈의 궁전, 포근한 햇살과 귓가에
스치는 바람 결,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잔설, 이 모든 것들이 한편의 시요
음악이다.

초기에 회원들의 스키타는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자기 실력에 걸맞지 않게 처음부터 고난도의 코스를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뻐기며 올라갔지만 내려올 엄두가 나지 않아 남의 뒤꽁무니에 매달려
내려오는 사람, 아무리 가르쳐도 도무지 스치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저리비켜"라는 소리를 많이 질러 그 소리로
스키장이 온통 뒤덮인 적도 있었다.

그때를 "소리의 시대"로 표현한다면 지금은 과반수 이상의 회원이
기술로 스키를 즐기는 "기교의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스키부가 창단된지 어언 7년.

초기의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통일이 되면 따뜻한 야간 열차에 몸을 싣고 개성, 평양을 거쳐 새벽녘에
백두산 근처의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어느 이름 모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 텐데....

그때까지 우리의 스키모임이 이어지리라고 굳게 믿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