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국제미술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일본의 중심인 도쿄는 엄청난
구매력으로 세계 미술시장중 가장 매력적인 도시가 되었다.

뭔가를 모으고 보관하는 일에 철저한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크고 작은
미술관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도쿄시내에는 각 구마다 특색있는
구립미술관들이 있다.

그중에서 세타가야 구립미술관은 안정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1년에 7번 정도 열리는 기획전중 2번은 반드시 현대미술전을 기획한다.

이미 라우센버그, 샘 프란시스 등의 작가와 영국현대미술, 소련현대미술
등 다양한 경향을 다뤘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놀랄정도인 일본 개인컬렉션의 중심은 단연
경쟁력을 지닌 대기업들이다.

일본 유수 재벌인 세이부 그룹의 세죵미술관은 그 대표적인 것으로
다다와 구성주의전, 말레이전 등 굵직한 기획전을 가졌다.

도쿄시내 남쪽 한적한 주택가에 바우하우스 양식을 가미한 독특한
건물이 이채로운 하라미술관은 개인주택을 개축해 1979년 문을 열었다.

주로 1950년대 이후 평면,입체,비디오 작품 등을 망라한 6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주로 이 소장품중 2,3개월마다 작품을 바꿔 매회 다른 테마전으로
개최한다.

도쿄의 화랑가는 크게 두곳으로 나눌수 있다.

가장 전화한 거리 긴자에는 500개 이상의 화랑들이 모여있다.

그 중에서 현대미술을 꾸준히 전시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화랑은
가마쿠라화랑, 무라마쓰화랑과 도쿄화랑이 있고, 판화전문화랑으로는 시로
화랑과 갈레리아 그라피카 등이있다.

무라마쓰화랑은 종종 한국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기도 하는 곳이다.

이 구역을 조금 지나 대형 백화점들이 모여있는 네거리로 나가면
사이사이 작은 길들에 또 많은 화랑들이 흩어져 있다.

일찍이 데이비드 호크니를 소개해온 니시무라화랑과 미국현대미술가들의
최신작을 볼 수 있는 갤러리 무카이, 일본의 80년대와 90년대를 전망하는
독자적인 기획전을 열고 있는 고바야시화랑과 조각 전문의 현대조각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중심가를 조금 지나 동쪽으로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잦은 갤러리K와
좁은 공간을 가득 챙둔 설치작품전 등이 열리는 갤러리현을 시작으로
미술과 건축 전문의 두개의 갤러리를 가진 이낙스가 있다.

긴자가 오래된 화랑지구라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지역은 아카사카,
아오야마, 시부야를 잇는 아트로드지역이다.

외국공관 밀집지역이 가까운 아카사카 지역에는 산토리미술관과 프란시스
베이컨과 슈비터즈를 취급하는 말보로비시시 갤러리와 소오게쯔 갤러리가
유명하다.

아오야마 일대는 그 중심이 일본 최첨단 유행의 거리인 하라주쿠가
위치하고 있어 전위적인 냄새가 풍긴다.

1988년 가설미술관으로 개관해 문제성 있는 전시회의 개최로 눈길을
끌었던 도고현대미술관도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시부야지역에는 영화, 연국, 미술을 위한 종합예술센터 분카무라가 있어서
늘 흥미진진한 대형전들을 개최하고, 그 지하의 마루젠은 예술계통의
원서가 출실히 갖추어져 있고, 1년에 1~2회는 대대적인 북페어를 열기도
한다.

한편 1997년 가을 도쿄 긴자에서는 티아프 (TIAF)라는 이름의 아트페어가
열릴 예정이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