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한국은행에서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해외증권에 투자하는
이른바 "역스와프" 이용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역스와프의 호응도가 낮은데다 최근들어 달러의 유입도 크게 줄어
드는 등 상황이 바뀐 점을 감안, 내년에도 이 제도를 계속 실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본자유화 진전에 대비해 해외증권투자용으로
총 10억달러의 스와프한도를 배정한 지난 6월부터 한도사용기한인 11월말
까지 3억1천만달러만 소진돼 한도소진율이 31%에 불과했다.

이처럼 소진율이 낮은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원화자금 조달수단인 CP(기업
어음)의 발행금리가 한은이 역스와프용 외화를 빌려줄때 적용하는 기준금리
(통화안정증권 발행금리)보다 연간 3%포인트 가량 높아 역마진발생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것도 역스와프 이용을 꺼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역스와프 이용실적을 기관별로 보면 16개 증권사가 2억6백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4개 보험사와 2개투신사가 각각 9천1백만달러와 1천7백만달러였다.

한은은 올해 스와프 거래가 크게 부진함에 따라 내년에 이 제도를 실시할지
여부를 자본유입 규모및 투자기관의 수요조사 등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