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때 국산품이 써야 할 마케팅전략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애니콜이 이에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고품질과 탁월한 판촉술.

이것으로 미국의 모토로라제품을 누르고 국내휴대폰시장에서 리딩상표
위치를 굳혔다.

애니콜은 품질면에서 세계 최정상급이다.

품질이 어느정도인지는 한 사례에서 증명된다.

얼마전 홍콩통신서비스업체인 허치슨은 미국의 퀄컴사 대신 삼성전자를
휴대폰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퀄컴사는 현재 애니콜이 쓰는 CDMA (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첫
개발업체.

이 퀄컴을 누르고 허치슨과의 수출계약을 따낸 것은 애니콜의 품질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품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마케팅능력이 없으면 평범한 제품으로
남기 쉽다.

"잘 팔리지 않는 좋은 상품"으로 생명이 끝날수 있는 것이다.

애니콜에는 다행히 탁월한 마케팅전략이 있다.

애니콜의 마케팅전략에는 최초와 유일이란 말이 많다.

휴대폰으로서는 국내 최초의 신제품 발표회, 최초이자 유일한 휴대폰의
보험화, 최초의 독자브랜드개발.

지난 93년 삼성전자는 애니콜신제품발표회를 열었다.

업계처음이었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수단이었다.

또 휴대폰에도 업계 처음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회사이름에다 모델번호를 붙이는 식이었다.

따라서 정식 브랜드라고는 없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휴대폰에 애니콜이란 명찰을 달았다.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다.

94년에는 "애니콜안심보험"을 개발했다.

애니콜을 구입한지 1년안에 분실 도난되거나 화재피해를 입으면 새로운
상품으로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이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휴대폰시장에 뛰어들때 구사한 전략중 빼놓을수
없는 것은 모범택시기사들을 제1차 공략타깃으로 삼은 점.

휴대폰 사용률이 높고 직업성격상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는 이들을
공략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었다.

이 전략이 적중해 애니콜을 써 본 운전기사들은 애니콜이 "잘 터진다
(통화가 잘된다)"는 경험담을 주변사람들에게 구전했다.

이에따른 애니콜의 홍보효과는 대단했다.

사실 제품을 직접 써본 사람들의 제품평가는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애니콜의 품질에 자신이 있기에 운전기사들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쓸수 있었다.

광고의 컨셉트를 잘 잡은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신토불이형 광고카피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컨셉트에 맞춰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등 유명한 산의 정상에서
애니콜시연장면을 연출,애니콜이 우리 실정에 맞는 신토불이형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애니콜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45%선.

작년까지 점유율 1위였던 모토로라는 21%로 한참 처져있다.

모토로라휴대폰이 해외시장에서 현지업체에 1위자리를 내준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바로 애니콜이 그렇게 만들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