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보다 15-17년가량 늦은 작년에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실제로는 25~50년가량 늦게 1만달러시대를 맞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뒤엔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실업률상승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만달러소득 전후의 경제구조 변화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상가격기준 1인당 국민소득 달성시기는 우리나라(95년)가 미국
캐나다등 선진국보다 15~17년,싱가포르 홍콩 대만보다 3~6년정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동안의 물가상승으로 미달러화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 지난 95년의 미달러화가치로 환산해 1만달러 달성시기를 다시 계산
하면 우리나라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25-50년, 싱가포르 홍콩 대만등에 비해
4-12년 늦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들어 미국의 경우 지난 78년 1인당 명목소득이 1만달러에 도달했지만
현재 달러가치로 환산하면 이미 40년대에 한국의 현재 소득수준에 이르렀다
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캐나다도 지난 80년에 1만달러에 이르렀지만 이미 52년에 우리나라의 현재
소득수준에 도달했으며 일본도 84년이 아닌 72년에 우리의 소득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따라서 우리나라가 국민1인당소득 1만달러달성이란 성과에 만족해
성급하게 선진국의 소비풍조를 모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선진국들이 1만달러 소득을 달성한 이후의 경제운영 경험을
살펴보면 저성장으로의 이행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보다 앞서 1만달러시대를 연 나라들의 경제성장률은 1만달러달성 이전
6년전에는 연평균 5.1%에 달했으나 이후 6년동안에 4.1%로 하락했다.

반면 실업률은 1만달러 이전 3.2%에서 1만달러이후엔 4.7%로 상승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