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화평가손실을 당기순이익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업계의 현실을
외면할수 없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원화가 예상외로 크게 하락하자 대외신용도가 추락할 것을 우려,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증감원은 모든 평가손익을 당해연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명분아래 지난 90년
당시 5년분할 상각해오던 외화평가손실(이익 포함)을 당기손실로 처리하기로
기준을 개정하고 93년부터 시행에 들어갔었다.

따라서 장기외화자산부채에 대한 평가손실은 5년간 분할비용처리-당해연도
비용처리-상환시 비용처리 등으로 변하게 됐다.

또 선진제도라고 일컬어져왔던 당해연도 비용처리는 불과 2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같은 제도변화는 물론 기업들의 환차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우경제연구소는 "환율상승과 상장기업 환차손"이라는 자료를 통해
12월결산 423개 상장회사는 지난 11일 현재 2조320억원의 환차손(환산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6월말의 1조2,856억원보다 무려 7,464억원(58.1%)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환차손이 경상이익(95년도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2%에서
19.3%로 7.1%포인트나 높아져 기업의 수익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한국전력이 73.8%나 늘어난 4,235억원으로 제일 많고 <>대한항공
2,966억원(81.4%증) <>한진해운 1,223억원(314.6%증) <>유공 1,216억원
(41.7%증) <>쌍용정유 1,074억원(133.5%증) 등이 거액의 환차손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삼성전자는 외화표시 부채를 재무제표에 기재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제외).

< 박주병.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