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기존 음반시장을 분할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일이 더 의미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클래식이든 가요든 현재 각광받는 대중적 아티스트의 음반뿐
아니라 소수 마니아들이 즐기는 덜 알려진 장르의 음반도 꾸준히 내고
있어요.

이 전략이 성공해 향후 10년안에 국내 정상급에 도달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LG미디어 음반사업팀 문대현 팀장은 "95년초에 출범, 2년이 채 안된
신생팀이지만 멀지 않아 메이저로 성장해나갈 비전과 그에 맞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음반은 이런 확신을 뒷받침한다.

최근 젊은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있는 영턱스의 "정"에서부터 중고제
판소리의 대가 "김창룡의 창극춘향전"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것이 그 예.

국악분야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일은 일본 콜럼비아음반사가 보유한
우리나라 유성기원반을 전부 입수한 것.

지금까지 총 14종을 CD로 냈다.

"함동정월의 판소리와 남도민요" "심상건의 가야금산조와 병창"
"판소리 명창 김창룡과 그 손녀 김차돈" "박록주 판소리" 등 명인의 음반은
물론 시대를 앞선 크로스오버음반인 "김갑자.김갑순-가야금과 바이올린의
만남"과 1930년대에 인기 절정을 구가하던 동화구연가 김복진씨의 동화녹음
"동화를 얘기해주는 여자-김복진"을 복각했다.

클래식분야에서는 중세음악등 희귀레퍼토리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칼튼클래식 레이블과 연초 라이선스계약을 체결, 2,000년까지
음반을 낼 계획이다.

95년에는 광복 50주년 기념음악회 실황음반도 냈다.

최대 히트작은 가요에서 나왔다.

최근 50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영턱스의 "정"뿐 아니라 015B의 "육감"
오석준 "누드" 등은 모두 대중적으로 성공한 경우.

이밖에 KBS 미니시리즈 "신고합니다" "컬러" 영화 "은행나무침대"
주제가와 윤도현 권진원 등 언더그라운드 가수의 음반도 냈다.

문화사업이라는 명분을 넘어서 음반사로 자리를 잡으려면 가요음반의
성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요부문을 중시하겠다는 설명이다.

문팀장은 "대기업의 음반시장진출에 대한 경계의 눈길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분야를 다 거머쥘 욕심은 없다"며 오히려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을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우리 음반계에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LG미디어 음반사업팀은 출범 2년째인 올해 첫해 매출의 5배를 달성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느린 듯하지만 확실한 미래의 발걸음을 지켜봐 달라는 것이 14명
팀원들의 주문이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