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붕괴되고 있다.

원화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블루칩 매도에 나서고
있는데다 한동안 장세를 이끌던 기업매수합병(M&A) 약효도 약해지면서 지수가
폭락하고 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기에 나서면서 증시회생을 위해선 "정치적
해결"밖에 없다는 "대망론"마저 나오고 있다.

16일 주식시장은 4일 연속하락에 대한 반말매수로 약보합으로 시작됐으나
일부 투신사 등 기관들의 투매가 나오면서 크게 무너졌다.

삼성전자가 장중 한때 하한가로 3년여만에 4만원대로 밀리고 포철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등 블루칩들이 크게 하락, 지수는 장중한때 93년 9월4일이후
3년3개월여만에 660대로 밀렸다.

다행히 후장 후반께 미미하나마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일어 최악의
파국은 면했으나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42 포인트 떨어진 673.92로 마감, 67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 장중 동향

=포철과 한전이 개장초 보합세를 지키면서 지수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외국인 환매가 몰린 K투신이 블루칩 매도를 늘리면서 기관투매를
유도, 우량주들이 크게 하락하면서 증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KOSPI 200 지수도 하락세를 지속해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 특징주

=미래산업이 주식 배당결의에도 불구하고 상장후 첫 하한가로 밀리면서
동종업체인 디아이와 신성이엔지도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자금악화설에 빠진 한보철강(2일)과 환영철강(6일)이 하한가 행진을 계속
하면서 만호제강 동성철강 현대강관 포항제철 등 철강업체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대주주의 지분확대설로 삼미특수강과 삼미가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삼성과 대우의 지분확보경쟁이 붙은 한미은행도 강세를 이어갔다.

한신기계 정일공업 등 일부 개별종목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상한가
종목이 47개 달해 약세장에서의 종목장세를 연출했다.

<> 진단

=주가조정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지고 지수도 650선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M&A가 꺼져가는 증시에 마지막 불씨 역할을 하고 있으나 갈수록 약효는
떨어지고 있어서다.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의 주가가 싸다고 느낄 때까지 매수를 자제하고 손실
최소화에 주력할 때이다.

<< 호재 악재 >>

<>외국인 크리스마스휴가로 시장 개입 저조
<>증시안정책 발표
<>환율.실세금리 불안 지속
<>노총, 시한부 총파업 유보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