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 오류 너무 많다' .. 홍정선 교수 논문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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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거린다"와 "어른거린다", "차단-한"과 "찬란한".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다.
문학작품에서는 쓰임새가 더욱 달라진다.
우리나라 문학교과서에는 이처럼 왜곡되거나 잘못 표기된 작품들이
수두룩하게 실려있다.
문학평론가 홍정선씨 (인하대 교수)가 계간 "문학과사회" (96 겨울호)에
발표한 "고등학교 문학교과서를 통해 본 우리 문학교육의 현주소"는
엉터리 교과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어.문학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오류는 편찬자들이 시어를
제멋대로 바꾸는 바람에 의미가 달라진 경우.금성교과서판에 수록된
김광균의 "설야"가 대표적인 사례다.
단절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차단-한"이 반대개념인 "찬란한"으로
둔갑했다.
지학사판 교과서에는 정지용의 "유리창1"중 "어린거린다" (비치다)가
"어른거린다"로 표기돼 있다.
"향수"의 "성근 별"도 "석근 별"로 잘못 쓰였다.
27년 발표된 원전을 찾아보지 않고 해방후 인쇄된 시집에만 의존한
결과다.
별이 총총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드문드문하다는 뜻.
작품해설을 잘못해 본뜻을 왜곡시킨 것도 많다.
내재적인 의미를 무시한채 외부조건이나 시대상황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
윤동주의 "십자가"를 풀이하면서 "조국이 희생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목숨바치겠다는 다짐"이라고 못박는다.
그리스도에 대한 경외와 주어진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본뜻은
제쳐놓고 마치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의사처럼 각색한다.
대한교과서판에는 박두진의 "해"가 "밝은 이미지와 시어의 반복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어둠속에서 새로운 광명의 세계가 열리기를 소망하는
시"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광복 이듬해인 46년에 발표됐다.
이밖에 김영랑의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에서 "소색이는"을
"속삭이는"으로 고쳐쓴 교과서들도 버젓이 나돌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다.
문학작품에서는 쓰임새가 더욱 달라진다.
우리나라 문학교과서에는 이처럼 왜곡되거나 잘못 표기된 작품들이
수두룩하게 실려있다.
문학평론가 홍정선씨 (인하대 교수)가 계간 "문학과사회" (96 겨울호)에
발표한 "고등학교 문학교과서를 통해 본 우리 문학교육의 현주소"는
엉터리 교과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어.문학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오류는 편찬자들이 시어를
제멋대로 바꾸는 바람에 의미가 달라진 경우.금성교과서판에 수록된
김광균의 "설야"가 대표적인 사례다.
단절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차단-한"이 반대개념인 "찬란한"으로
둔갑했다.
지학사판 교과서에는 정지용의 "유리창1"중 "어린거린다" (비치다)가
"어른거린다"로 표기돼 있다.
"향수"의 "성근 별"도 "석근 별"로 잘못 쓰였다.
27년 발표된 원전을 찾아보지 않고 해방후 인쇄된 시집에만 의존한
결과다.
별이 총총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드문드문하다는 뜻.
작품해설을 잘못해 본뜻을 왜곡시킨 것도 많다.
내재적인 의미를 무시한채 외부조건이나 시대상황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
윤동주의 "십자가"를 풀이하면서 "조국이 희생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목숨바치겠다는 다짐"이라고 못박는다.
그리스도에 대한 경외와 주어진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본뜻은
제쳐놓고 마치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의사처럼 각색한다.
대한교과서판에는 박두진의 "해"가 "밝은 이미지와 시어의 반복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어둠속에서 새로운 광명의 세계가 열리기를 소망하는
시"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광복 이듬해인 46년에 발표됐다.
이밖에 김영랑의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에서 "소색이는"을
"속삭이는"으로 고쳐쓴 교과서들도 버젓이 나돌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