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친구 4명이 오랜만에 필드를 찾았다.

12월 들어 골프채를 싸놓고 있었으나 최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자
누군가가 집합 명령을 내린 것.

겨울답지않은 포근한 날씨에 그들의 마음은 아주 즐거웠다.

"한 겨울에 이런 날씨 만나는 건 정말 행운이야" 그러나 "날씨의 행운"
과는 달리 골프는 전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 골퍼의 어프로치샷은 계속 짧았고 다른 한명은 무려 7개홀에서
3퍼트를 했다.

전반에 OB를 네방이나 낸 골퍼도 있었으며 아이언샷이 연속 뒤땅이
된 골퍼도 있었다.

라운드후 그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역시 골프는 기억력이다.

자신의 핸디캡을 유지하려면 일주일에 최소 두번은 라운드해야 한다.

핸디캡을 줄이려면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쳐야하고 단 한주라도 골프를
쉬면 핸디캡은 후퇴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 일주일에 한번 나가거나 한달에 고작 두세번 라운드하는 골퍼들은
핸디캡만 유지해도 "굉장히" 잘 치는 셈이다.

이는 일주일에 두번 라운드가 불가능한 샐러리맨 골퍼들의 경우 "무언가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핸디캡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

겨울철의 "남다른 노력"이란 집안이거거나 연습장이거나 쉬지않고
골프채와 접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샌드웨지를 들고 실내에서 서너번의 백스윙이라도 해 보는 게
"클럽과의 접촉 유지"이다.

클럽을 멀리하면 모든 감이 순식간에 도망가 버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