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사는 초당 1조회의 연산능력을 가진 세계최고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인텔사는 이는 지난해 일본 히타치사의 슈퍼 컴퓨터가 세운 종전 최고 기록
(초당 3천6백80억회)보다 거의 3배나 빠른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이크 베리트 부회장은 데스크톱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자리잡고
있는 펜티엄 프로 칩 9천6백24개를 고속병렬처리 구조로 묶는데 성공,
이처럼 강력한 성능을 획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슈퍼 컴퓨터는 지난해 9월 미국 에너지부의 발주를 받아
제작된 것으로, 가격은 5천만달러에 이른다.

에너지부 관계자들은 이 컴퓨터가 산디아국립연구소에 설치돼 당초 목적인
비축 핵무기의 모의 폭발실험과 함께 기상 예측과 자연재난, 대규모의 수치
계산 및 고도의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그밖의 용도에도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즐 올리어리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발표장에서 "초당 1조회의 연산
능력은 한때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라고 감격해 하면서 "미국은
이제 슈퍼컴퓨터시장의 주도자로서의 위치를 재확립할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베리트 부회장은 몇몇 정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이처럼 강력한 슈퍼컴퓨터에
대한 수요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펜티엄 프로 칩을
사용한 중형 슈퍼컴퓨터의 경우에는 "적정한 시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