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향상과 판로확대를 꾀해 내실을 다지자"

"세누피" "가보로"등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들이 이미지제고와 함께 직영
매장을 늘리는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귀족"의 부도를 교훈삼아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들어간
것.

사업확대를 위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가 하면 협동화단지를 마련, 생산
효율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또 직영매장을 늘리고 해외전시장을 개설하는 공동브랜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중기공동브랜드의 성공사례로 꼽히던 "귀족"의 부도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 자체구조를 점검하고 성공경영을 위한 전략을 짜내고 있다.

신발업체인 부운물산을 비롯 한일 원진쇼파 새한무역등 4개업체로 구성된
"세누피"는 최근 대표자회의를 열고 자본금 30억원규모의 (주)세누피를
설립키로 합의, 97년1월1일 법인등록키로 했다.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직영매장을 개설하는 등 판촉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를 전담할 회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누피는 현재 각 회사의 소규모매장에서 주문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내년 4월께 대전둔산지역에 전문매장을 개설하고 서울지역에도 직영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일본과 이탈리아의 시장조사를 위해 직원들을 파견하는등 해외시장개척
에도 나서고 있다.

핸드백조합이 주도하는 "각시번"은 대리점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중간마진이 있게 되면 "고품질의 제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당초의 취지가
퇴색한다는 생각에서이다.

각시번은 지난7월 서울화곡동에 70평규모의 공동판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내년중으로 서울지역에 세곳의 직영매장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97년2월 캐나다 토론토에 공동전시판매장을 개설, 해외시장공략
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특히 조합에서 주신레포츠 세진양행 루스타등 20개 회원사들의 필요한
생산품목과 양에 따라 원부자재를 공동구매하고 있다.

고양시 공예사업조합의 "집뜨리"는 고양시 내유동 4,850평부지에 협동화
단지를 마련, 25개 회원사가 각각 60평의 건물에 97년5월 입주를 완료하게
된다.

삼포물산 고려목각 가보공예등 회원사들은 한곳에서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중복생산을 피하고 업체마다 생산품목의 전문화를 꾀해나가기로 했다.

현재 공항면세점 국내관광지등에 납품하고 있는데 내년안으로 협동화단지
주변도로변에 3,000평규모의 부지를 매입, 상설전시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은 협동화단지입주를 계기로 설비투자에도 나서 수공예에 의존하던
공정을 자동화,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영삼어패럴 범양글러브 신길상사등 14개업체가 참가하고 있는 "가파치"는
전국의 40개 대리점으로 하여금 각자의 기호에 맞게 제품을 선별, 공급
받도록 하고 있다.

고객의 욕구에 최대한 맞춘다는 취지에서이다.

특히 브랜드성패의 관건은 품질과 홍보라고 판단, 한국표준협회에 품질
의뢰를 맡기고 내년부터 TV광고에도 나설 방침이다.

60여개 가구업체가 참여하고있는 서울가구조합의 "가보로"는 22일까지
장안동 여의도 등촌동 잠실등 4곳에서 "가보로탄생기념 송년대감사제"를
열고 있다.

최고 50%까지 할인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거래함으로써
유통마진을 생략했다는 것.

대리점이 없으므로 가격도 싸고 생산자가 직접 판매 배송하는 방식이어서
생산자끼리 잡음의 소지도 전혀 없다.

가보로는 내년초께 일산가구공단내 530평규모의 전시장을 개장하는데 이어
서울을 비롯 수도권일대에 5곳 더 전시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가구조합의 김형일상무는 "공동브랜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시장개방으로
밀려들어오는 외제품과 국내대기업과의 경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하고 "가보로는 앞으로 고품질 저가격으로 소비자만족을 극대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