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해외차입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17일 산업은행 등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6개월 미만 해외 단기차입
금리가 이달들어 0.05~0.10%포인트가 높아져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빌리는 1개월물의 경우 리보(런던 은행간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가 전달에는 0.05~0.08%이던 것이 이달에는 0.15~0.18%까지 대폭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경우는 가산금리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고금리로 해외차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은행은 단기자금을 차입하는데 붙는 가산금리로 전달까지만 해도 평균
0.25~0.27%를 부담했으나 최근에는 0.35~0.40%로 0.10~0.13%포인트 만큼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국내 6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한일은행도
전달까지는 1개월 만기 차입시 가산금리가 0.15%에 불과했으나 이달들어서는
0.25~0.30%까지 요구해 단기차입을 거의 중단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차입 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연말이 되면서 일본계및 유럽계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자산 운용을
축소하고 있는 데다 국내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은행들이 늘어나는 연말 외환수요를 대기 위해 차입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해외차입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 바람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 확정된 12월들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장기금리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상업은행은 이번 주중에 3년만기로 5천만달러를 해외에서 기채하면서 리보에
0.3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받았는데 이는 작년의 0.37%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지난 10월 OECD 가입 초청을 받은 이후
한동안 떨어졌으나 한국의 내년도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는 인식이 외국
금융기관에 확산되면서 이달초 OECD 정식 가입한 이후에는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