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의 중소기업들의 공동브랜드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스스로 "얼굴갖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 공동브랜드사업은 피혁업체들의 "세누피"와 가구업체들의
"아리스" 등 두개.

또 국내 인삼유통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금산인삼도 공동브랜드
작업을 추진중이다.

가장 먼저 추진된 세누피는 부운물산(신발), 원진산업(가구), 한일(의류),
세한(핸드백 지갑) 등 4개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94년부터 공동브랜드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 브랜드를
"세계를 누비는 피혁"이라는 의미의 "세누피(Senupy)"로 브랜드명을
확정하고 지난달에는 법인설립까지 마쳤다.

이들 업체는 현재 백화점에 세누피매장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있는데 각자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제품으로 브랜드부착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상품은 국내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고가를 비롯한 중.저가까지 다양화
하고 내년에는 대전 둔산지역에 전문전시장과 전국에 10여개의 매장을
갖추고 판촉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오는 97년초에는 남미의 볼리비아에 화장품케이스와 손지갑 핸드백
등을 세누피 브랜드로 첫수출할 계획으로 있는 등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주)세한의 박선채사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공장
브랜드작업으로 판매활동을 함께 펴고 있어 상당한 경쟁력 향상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금속가구업체들이 참여해 만든 "아리스(Arys)"도 대표적인 지역
공동브랜드.

제니시스 풍진인터내셔널 선진물산 야곱산업 세화가구 흥화엔지니어링
대하가구공업 등 7개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철저한 분업화를 하고 있는데 책상다리는 제니시스가,
책상상판은 야곱산업과 풍진인터내셔널이, 의자는 세화가구와 대하가구
공업이, 화일박스는 전업체가 각각 생산하고 있다.

지난 7월 대전시 동구 용전동에 전시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8월에는 한국
금속가구협동화사업(주)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11월에는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이들업체는 디자인연구개발팀을 별도로 구성해 디자인개발을 하는 한편
나무소재로된 책상용상판, 금속과 원목이 합쳐진 서랍, 높낮이 조절용 책상
등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대하가구공업의 조국환사장은 "중소가구업체의 공동브랜드 활성화를 위해
내년중에 1만2천평규모의 협동화단지를 조성하고 물류창고도 운영할 계획"
이라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와함께 금산군과 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가 공동으로 금산지역의
특산품인 인삼에 대한 공동브랜드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인삼공동브랜드 개발사업은 중국산 저질인삼으로부터 국내인삼의 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현재 브랜드개발과 참여희망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금산군과 무역협회는 내년 상반기중에 공동브랜드를 확정짓고 카달로그
제작 등을 통해 국내외 홍보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가뜩이나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동종업체들의 공동브랜드개발작업이 상당한 전망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대전=이계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