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 이동윤
노조위원장 : 최창주

마닐라판지 제조업체인 세림제지는 한때의 노사갈등이 오히려 약이 돼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회사다.

이회사는 산업현장에 노동운동이 한창이던 89년 노조가 설립된 것을 계기로
90,91년의 교섭장기화를 거쳐,92년에 4일간 파업을 겪는등 파행적인 노사
관계를 보여 왔다.

사용자의 노조불인정 태도와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노조의 강성기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었다.

이같은 노사간 갈등관계로 회사경영이 어려워지자 노사모두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인식하고 발전적 방안을 모색해 나갔다.

92년에 개최된 노사한마음 극기대회가 공감대를 이루는 첫 계기가 됐다.

회사측은 먼저 93년을 노사화합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동안 비효율적이었던
노무관계부서를 과감히 정비하는 노력을 보였다.

예전같으면 일방적으로 처리하던 복지개선, 고충처리 상담제도운영등도
노사협의아래 진행되고 노사협의회등 의견통로도 실질적인 문제해결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노사간 대화통로가 넓어지는등 각종 제도가 정비되고 개선되자 현장
근로자들도 작업장 청소, 정리정돈등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을 필두로
생산성향상 원가절감등의 구체적인 노력이 경주됐다.

지난해초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노사화합결의대회를 자신있게 개최한 것도
그동안 다져진 성숙한 노사관계에서 비롯됐음은 물론이다.

노사협력은 경영성과에도 이어져 성과급제 실시, 종업원지주제 도입등
구체적인 복지혜택으로 확산됐고 동업계 최초로 ISO9002를 수상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 김희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