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전국 25개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무려 9조1천8백33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중에 이뤄진 총대출금
증가액의 37.4%나 차지했다.

은행돈이 기업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소비성 가계대출에 사용되면서 과소비
풍조를 조장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은행의 총대출 잔액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에는
26.3%이던 것이 지난 달말에는 28.3%로 높아졌다.

가계대출 잔액을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으로 나눠 보면 은행계정은 26조5천
4백86억원이며 신탁계정에서 이뤄진 대출은 18조5천1백8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추세는 내년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
된다.

재정경제원이 전달 수탁증가분의 30% 이내로 제한해오던 신탁계정의 가계
대출 규제를 내년부터 폐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신탁계정의 자금운용이 자유로워지면 증시침체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신탁자금을 고금리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가계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불황 국면에서 투자위험이 큰 증권보다는
원리금 회수가 보장된 가계대출의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