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각규 강원지사를 비롯 유종수(춘천을) 황학수의원(강릉갑) 김기열원주시장
등 강원지역 자민련소속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이 집단 탈당했다.

이로써 자민련은 의석수가 49석에서 47석으로 줄어든데다 강원지역내
지지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하게 될 위기에 직면하게 됐고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지사는 이날 오후 춘천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선지사로서
남은 1년반동안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탈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황 두 의원은 이에앞서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자민련 춘천을지구당사
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야당 의원으로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역 현안
을 해결하지 못하는 등 지역발전을 효율적으로 꾀할 수 없어 탈당을 결심
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두 의원은 또 "지난 9월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국가 안보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어 국가의 힘을 한곳으로 결집해야 함에도 불구, 자민련의
노선은 그렇지 않다"고 밝혀 최근의 자민련 국민회의 공조와 관련한 정치
노선상의 이견도 탈당사유임을 시사했다.

김원주시장도 "최지사의 강력한 권유로 자민련에 입당, 시장에 당선된
만큼 최지사의 탈당에 행동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지사 등의 집단탈당소식을 접한 자민련은 즉각 성명을 내 "야권공조에
겁을 먹은 정권이 의원들의 약점을 잡아 협박과 회유를 일삼는 파렴치한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며 야당파괴공작중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국민회의도 성명을 통해 "최지사등의 탈당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정치
파괴공작이 시작됐음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비난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