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OECD에 가입한 것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진 만큼 세계경제강국의 일원으로서 그에 걸맞는
역할도 해야지요".

지난 8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로렌스 클라인
교수는 지난 20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한국이 OECD에 가입함으로써 경제적으로 "힘과 부담"을
동시에 지니게 됐다"고 말했다.

로렌스 교수는 한국경제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높은 성장률에 집착하기
보다는 외채규모를 줄이는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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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난사람 = 신경원기자 ]

-최근 한국이 OECD에 가입해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있다
향후의 경제적인 효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 클라인 교수 = OECD는 당초 소수 그룹만이 참여하는 모임이었으나
64년 일본이 가입하면서 개도국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한국의 OECD가입은 한국의 경제적인 성취와 힘을 바탕으로 한것이며
한국의 가입은 멕시코의 가입보다는 더 적절한 것이다.

한국의 OECD가입은 새로운 도약의 시대가 될 수 있다.

세계의 경제 강국의 일원으로서 져야하는 부담도 담당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OECD가입으로 그 역할이 더욱 강력해 질 것이고 한국의 국가
신용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국가 자체가 행동하는 (action)하는 것이 아니고
조정(COORDINATE)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국가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는 최근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등이 주요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으며 국제수지도 악화되고 있다.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 클라인 교수 = 한국 경제의 경기 사이클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반전될 것이다.

그러나 예전과 같이 810%의 높은 성장률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 경제가 후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경제 정책의 핵심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긴축 통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국제 적인 수요 진작이
되지 않고 있고 이것이 세계적인 수요를 줄이고 있는 면이 있다.

가장 지배적인 국가인 미국 일본 유럽 등은 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경제보다
젊기 때문에 더 높은 성장을 보일 것이다.

한국에는 지금도 8-10%의 성장률은 되어야 높은 성장률로 생각하고 있느나
5-6%의 성장률에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 경제정책에 대한 다른 제안은

<> 클라인 교수 = 미국은 미국 경제의 잠재력을 저평가 한면이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율 2-2.5%정도에 실업률 7%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의 결과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물가를 잡으면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는 측면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을 어느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 같이 연구해야 할 분야이며 아주 중요한 일이다 .

한국은 여전히 8-10%의 성장률을 보여야 높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5-6%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한국 통일의 가능성과 통일후의 전망은

<> 클라인 교수 =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한국이 통일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통일에 대비해 한국은 독일의 통일과정을 선례로 살펴보아야 한다.

독일의 경우 동독에 대해 너무 호의적으로 대처한 결과 서독의 부담이
커지고 결국 유럽통화교환체제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일리 발생했다.

정치적으로는 호의적일 필요가 있으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나치게
방만한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화폐교환 등에서 아주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측면은 서독이 동독의 각종 자본을 너무 과소 평가했다는 점이다.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서독은 동독의 화폐를 거의 없애는 등 모든
것이 서독의 것으로 교체되면서 역효과가 컷다.

무조건 없애고 대체는 시킨 것은 좋지 않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산업 과 같은 경우 동독의 많은 사람들이 마르세데스
같은 고급차가 필요한 것이 아닌데 모두 고급차로 교체됐다.

필요한 것은 남겨둘 줄 알아야 한다.

-동북아시아의 장래와 과제는

<> 클라인 교수 = 아시아 경제의 기적은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 등이
총제적으로 이루어 낸 것이다.

이중 동북아지역이 특히 중요한데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동북아 지역은 미래전망이 좋고 가능성이 큰 지역이지만 새로운 발전을
위해서는 아주 열심히 노력(HARD WORKING)해야 한다.

- 최근 한국의 저축률이 낮아지고 외채가 계속늘어나고 있는데 이에대한
견해는

<> 클라인 교수 = 외채가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멕시코와는 달리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외채이상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멕시코의 경우 연초 20억달러이던 외환보유고가 연말에 5억달러로
줄어들면서 재정위기에 봉착했다.

멕시코가 가장 잘못한 것은 외환보유고가 그렇게 빨리 떨어질 줄
몰랐다는 것이다.

알았다면 적절히 대처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매일 외환보유고의 변화에
대한 감시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핫머니를 경계해야 하고 국제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않되며 국제시장에서 너무 많이 빌려서도 안된다.

공장과 같은 것에 외국인이 투자하면 사회가 불안해도 쉽게 빠져 나갈수
없으나 94년 멕시코와 같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빠져 나가는 것이
핫머니의 속성이다.

-APEC의 장래는

<> 클라인 교수 = 궁극적으로 EU와 NAFTA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EU는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결국은 결속력이 강해지고 있다.

NAFTA도 멕시코의 경제위기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회복되고
있다.

APEC의 미래는 강해질 것이다.

미국이 NAFTA와 APEC에 모두 속해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지 모르나 미국은
메이팩보다는 나프타에 더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19세기의 먼로주의도 아메리카지역에 대한 다른지역에 대한 비간섭주의로
볼수 있으며 미국은 아메리카를 하나의 반구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APEC의 주도국가는 일본이 될 것이다.

나프타는 미국의 달러기준으로, APEC은 일본의 앤이 강력한 역할을
할 것이다.

APEC은 잘 만들어진 지역 블록이 될 것지만 중국이 주도국가가 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간 민간 차원의 경제 교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클라인 교수 = 미국이 베트남전쟁후 베트남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
미국은 베트남 투자에서 후발주자가 됐다.

한국의 경우도 민간차원의 교류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다른 나라 기업이
들어간다.

따라서 한국 기업의 북한 투자는 가급적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현단계에서 미국기업들이 북한 투자를 심각하게 고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향후 세계경제의 전개방향은.


<> 클라인 교수 = 세계 경제는 더 오픈 되고 더많은 국가가 관세를 낮추고
인적교류와 이민을 늘이며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등
개방시스템으로 변화될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EU와 NAFTA APEC 등 최소한 3개블록이 형성될 것이지만
서로가 싸우지 않고 조화로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WTO를 중심으로
한 자유경쟁체제가 정착될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조문제는

<> 클라인 교수 = 중소기업이나 재벌이나 구조문제는 한국 경제가
개방체제로 가면 저절로 해결이 된다.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 재벌이라
하더라도 경쟁력을 상실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둘러싸고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 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유로운 체제가 가장 중요하며 정부의 간섭이 없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