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선 < 중앙디자인 설계4실장 >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언베이의 기본적인 설계방향은 현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자는 것이었다.

20세기후반 한국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두가지 제약으로부터 모두
벗어나도록 했다.

목표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17세기후반 카리브해안.

이곳에는 "물"을 주제로 한 연속적이고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일관성있게
배치됐으며, 실내외디자인은 물놀이와 함께 이국적 신비를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또다른 개념은 "허름함의 강조"이다.

"허름한 곳"은 "깔끔한 곳"보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좋아 신비감을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허름한 곳"은 "깔끔한 곳"보다 접근하기가 쉬워 대중적 놀이공간에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허름함 분위기를 내기 위해선 섬세한 수작업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