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색다른 망년회가 '좋아좋아'..질펀한 코스는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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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신세대들의 망년회 풍속을 보고 싶다면 시내의 단란주점을
아무리 뒤져도 소용없다.
가까운 스키장이나 콘서트장을 찾아라.
신세대들이 직장내 망년회 풍속도를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
술과 노래로 질펀하게 벌어졌던 기존의 망년회를 거부하고 스키장,
볼링장 등을 찾는 레포츠망년회나 공연 전시회 등을 보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문화망년회등 "주제있는" 망년회로 한해를 마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한화유통의 손재우 대리(29)가 올겨울 동기들과의 망년회 장소로 예약한
곳은 용평리조트.
토요일에 출발해 야간스키를 탄 후 밤에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덕담을
나눈후 아침에 다시 스키를 한탕뛰고 귀경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에 의논할때 호텔나이트를 가자, 조용한 단란주점을 알고 있다,
고스톱망년회를 하자는 등 말이 많았지요.
그런데 누가 스키장얘기를 꺼내니까 완전히 평정이 되더군요"라며 높은
지지도를 설명한 그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니까 비용도 얼마
안들고, 스트레스도 풀고, 직원들간의 유대감도 끈끈해진다"고 털어놨다.
롯데제과의 김인희(22)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여직원들끼리 영화를
한편씩 보고 우아한 곳에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망년회를 보내기로
했다.
"고스트맘마"나 "솔드아웃"을 본뒤 이탈리아식당에서 풀코스를
먹겠다는 것.
물론 2차는 없다.
평소 직원회식에서 지겹게 먹는 술을 여직원망년회에서까지 또 마실
필요가 있느냐는 그녀의 주장이다.
1차에 거나한 회식, 2차 단란주점, 3차 나이트나 심야술집으로 이어지는
전통망년회에 이처럼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 주범은 바로 스키족들이다.
90년대 들어 열성신세대를 중심으로 스키망년회가 등장했고 스키가
신세대뿐 아니라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다양한 저변층을 확보하면서
레포츠망년회도 따라서 확산돼온 것.
이제 일반기업의 부장급들도 스키장망년회에 거부감은 커녕 오히려 적극
주도하고 나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술을 꺼리는 여직원들사이에는 콘서트나 영화, 연극 등을 보는
문화망년회가 새로운 풍속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아직은 여직원회 등 여성만의 모임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건강을
생각하고 이른 귀가를 선호하는 직장세태에 따라 남자직원들의 동참비중도
꽤 높아간다고 한다.
명승지나 산 바닷가로 여행을 가는 여행망년회도 활동적인 신세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신종 망년회.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말에 부서에서 다같이 도봉산을 갔다왔다는
한서실업의 김창석씨(32)는 "눈덮인 겨울산을 누비면서 이얘기 저얘기
나누다 보면 동료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커지고 자기반성의 기회도 갖게
된다"며 올해도 역시 등산망년회를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망년회는 저녁에 모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조찬.오찬모임으로 간략하게
끝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해태유통의 바이어 이진영씨(25)는 "일관계로 만나는 사람들과 저녁마다
망년회를 하려니 서로 피곤하다"며 "예정된 망년회중 가능한 것은 점심으로
돌릴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맑은 정신으로 새해를 맞자는게 신세대 직장인들의 외침이다.
< 권수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
아무리 뒤져도 소용없다.
가까운 스키장이나 콘서트장을 찾아라.
신세대들이 직장내 망년회 풍속도를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
술과 노래로 질펀하게 벌어졌던 기존의 망년회를 거부하고 스키장,
볼링장 등을 찾는 레포츠망년회나 공연 전시회 등을 보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문화망년회등 "주제있는" 망년회로 한해를 마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한화유통의 손재우 대리(29)가 올겨울 동기들과의 망년회 장소로 예약한
곳은 용평리조트.
토요일에 출발해 야간스키를 탄 후 밤에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덕담을
나눈후 아침에 다시 스키를 한탕뛰고 귀경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에 의논할때 호텔나이트를 가자, 조용한 단란주점을 알고 있다,
고스톱망년회를 하자는 등 말이 많았지요.
그런데 누가 스키장얘기를 꺼내니까 완전히 평정이 되더군요"라며 높은
지지도를 설명한 그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니까 비용도 얼마
안들고, 스트레스도 풀고, 직원들간의 유대감도 끈끈해진다"고 털어놨다.
롯데제과의 김인희(22)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여직원들끼리 영화를
한편씩 보고 우아한 곳에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망년회를 보내기로
했다.
"고스트맘마"나 "솔드아웃"을 본뒤 이탈리아식당에서 풀코스를
먹겠다는 것.
물론 2차는 없다.
평소 직원회식에서 지겹게 먹는 술을 여직원망년회에서까지 또 마실
필요가 있느냐는 그녀의 주장이다.
1차에 거나한 회식, 2차 단란주점, 3차 나이트나 심야술집으로 이어지는
전통망년회에 이처럼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 주범은 바로 스키족들이다.
90년대 들어 열성신세대를 중심으로 스키망년회가 등장했고 스키가
신세대뿐 아니라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다양한 저변층을 확보하면서
레포츠망년회도 따라서 확산돼온 것.
이제 일반기업의 부장급들도 스키장망년회에 거부감은 커녕 오히려 적극
주도하고 나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술을 꺼리는 여직원들사이에는 콘서트나 영화, 연극 등을 보는
문화망년회가 새로운 풍속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아직은 여직원회 등 여성만의 모임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건강을
생각하고 이른 귀가를 선호하는 직장세태에 따라 남자직원들의 동참비중도
꽤 높아간다고 한다.
명승지나 산 바닷가로 여행을 가는 여행망년회도 활동적인 신세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신종 망년회.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말에 부서에서 다같이 도봉산을 갔다왔다는
한서실업의 김창석씨(32)는 "눈덮인 겨울산을 누비면서 이얘기 저얘기
나누다 보면 동료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커지고 자기반성의 기회도 갖게
된다"며 올해도 역시 등산망년회를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망년회는 저녁에 모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조찬.오찬모임으로 간략하게
끝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해태유통의 바이어 이진영씨(25)는 "일관계로 만나는 사람들과 저녁마다
망년회를 하려니 서로 피곤하다"며 "예정된 망년회중 가능한 것은 점심으로
돌릴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맑은 정신으로 새해를 맞자는게 신세대 직장인들의 외침이다.
< 권수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