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에는 9명의 "아이디어 우먼들"로 구성된 미용연구팀이 있다.

화장품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관여하지 않는데가 없는 팔방미인들이다.

미용연구팀은 지난 90년 생겨났다.

화장품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업계의 패션동향과 메이크업
패턴을 이끌어갈 전문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은 끊임없이 변하게 마련.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소비자의 화장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미용연구팀이 하는 일이다.

유행할 색상을 미리 내다보고 변화무쌍한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읽는
것도 이들 몫이다.

그래서 사무실에 앉아 있기 보다는 시장을 누비는 일이 많다.

해외신제품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파리 뒷골목등을 헤매는 것도
다반사다.

미용연구팀은 회사가 개발한 제품의 1차 고객.

이들이 발라보고 아니다 싶은 제품은 빛을 보지 못한다.

신제품이 히트하느냐 못하느냐는 이들 손에 달렸다고 할만큼 중책을
맡고 있다.

또 섣불리 막대한 투자비를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위해서도 이들의
역할은 중차대하다.

그래서 사무실은 국내외 온갖 화장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다.

이들이 얼굴에 온신경을 열어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발라보는 연구재료들
이다.

미용연구팀이 가장 보람을 느낄때는 자신들이 개발한 화장품과 색상이
시장에서 뜰때다.

여성들의 화장유행을 창출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이들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이 최대한 요구되는 만큼 조그마한 특전을
누리고 있다.

다른 부서 여사원들의 질시를 받으며 편한 복장으로 사내를 활보할수
있다는 것.

팀장을 맡고 있는 황의경 차장(39)은 신세대보다 더 신선한 감각의
소유자.

미용연구팀을 단숨에 "히트상품 제조기"로 만든 것은 황팀장의 섬세한
감각이 큰 몫을 했다.

송찬희 대리(35)는 개성이 강한 구성원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엄마같은
존재로 통한다.

이 밖에 방선경(31) 김용미(29) 김상주(27) 서지연(25) 유효영(25)
이지연(24) 차주은(23)씨 등이 있다.

이들의 최대무기는 화장품에 있어서는 최고 전문가라는 자긍심이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