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후발주자인 만큼 남다른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성과를
거둘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큰 매출을 기대하기보다는 우리 음반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장기계획을 세워 일하겠습니다"

제일제당 음반사업팀의 김하진팀장(46)은 21세기 최대유망사업인 영상음반
사업에 투자한다는 그룹방침이 확고한 것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한다.

음반사업팀이 발족한 것은 지난 6월.사업부 설립은 95년 영화사"제이콤"
설립으로 영화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제일제당이 음반제조에 손대면서
엔터테인먼트사로서 체제를 갖췄다는 의미를 갖는다.

음반사업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연습실과 녹음실을 갖춘 5층건물을
마련한 것.

1층 연습실(20평)은 24시간 개방해 실력있는 신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지하스튜디오(130평)도 예약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수 있도록 했다.

첫작품은 재즈보컬팀"낯선 사람들 2집".

가수 이소라를 배출한 중창팀 "낯선 사람들"은 20대후반부터 30~40대까지
폭넓은 팬을 갖고 있어 스테디셀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2월에는 이민규의 "러브송" 힙합랩그룹"ENCA"의 "언더 커버"등 실력있는
젊은 뮤지션의 음반을 내놓았다.

지금은 3인조 팝록그룹 "비스켓"독집과 영화"인샬라"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OST)음반을 녹음중이다.

97년 1월 발매예정인 "인샬라"음반은 이문세씨 노래의 작사.작곡자로
유명한 이영훈씨 작품.

제일제당 음반사업부가 특히 주력하는 부문은 실속없는 음반수출보다
저작권 수출사업쪽을 택했다.

9월에 이미 룰라의 "안녕"을 미국영화"골드가의 황혼" OST 삽입곡으로
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룰라는 이 음반에서 "퀸" "보이즈 투 멘"등 저명한 팝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으로도 가능성있는 노래를 골라 외국에 내보내는 "저작권 에이전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히트작에 수록될 경우 한곡당 1,000달러(TV)~1만달러(영화)를 받고
그에 따른 무형의 효과는 훨씬 크다.

이 사업에 착수한데는 제일제당이 합작설립한 영화사 "드림웍스 SKG"의
주요관계자 데이비드 게펜이 미국 레코드업계의 거물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를 통해 실력있는 음반사 영화사와 직접 접촉할수 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설명이다.

김팀장은 앞으로 좋은 팝송음반을 라이선스로 도입하고, "화음
챔버오케스트라"(12월초 제일제당 후원 계약)를 비롯한 우수 클래식음악가
및 단체의 앨범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