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값이 금값 밑으로 떨어졌다.

런던시장의 백금 현물 가격은 지난주초 한때 온스당 3백65.8달러를 기록,
금보다 2달러정도 낮았다.

이후에도 백금값은 수시로 금값 밑으로 내려갔다.

백금값이 금값 밑으로 떨어진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보통 백금은 금보다 온스당 10~15달러정도 비싼게 정상이다.

현재 온스당 3백60달러대의 백금값은 연초에 비해 50달러가량 낮다.

지난 93년 11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동차용 촉매제로 주로 쓰이는 백금은 산업용 수요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가격은 선진국의 경기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백금가격 하락의 최대요인은 일본경제의 장기불황.

세계 수요의 40%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백금 수요가
극히 부진하다.

하반기들어 미국경제의 성장률도 둔화, 가격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남아공의 생산확대와 러시아의 재고방출도 가격하락세를
가속화시키는 주요인이다.

남아공은 백금생산 회사들을 정비, 생산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재정확충을 위해 백금재고를 시장에 방출, 세계 백금시장을 공급
과잉으로 만들고 있다.

수요부진에 공급확대까지 겹치니 값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고 시장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공급초과상황에서 미국 자동차업계가 백금대신 파라디움을 자동차 촉매제로
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백금값의 약세기조는 꽤 오래 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