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신임회장(41)은 "현장위주의 경영"에 철저하고 소탈한
생활태도가 부친인 정인구 명예회장과 꼭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

부친처럼 해외사업장은 물론 계열사의 지방공장을 수시로 돌아보며
그룹내에 행사가 있을 때면 작업복 차림으로 의자를 나르거나 집일을
거들기도 한다.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뚝심에 있었다면
정회장은 중요한 일은 독단적으로 처리하기 보다는 임원들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성격이라는게 그를 아는 사람들의
평이다.

정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78년 한라해운에 평사원으로 입사한후 86년 한라공조 사장 89년 만도기계
사장 91년엔 한라건설 사장으로 취임했고 92년 그룹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부터는 그룹총괄부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특히 한라공조 만도기계 한라건설 등의 사장으로서 경영수완을 보이며
부친의 신망을 얻었다는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하는 말이다.

정회장은 특히 차세대 유망사업인 정보통신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첨단 자동차부품회사인 한라일렉트로닉스및 캄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회장은 최근 평소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을 비롯 정순영 성우그룹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정상영 금강그룹회장 등 한국기업사에 큰 획을
그었던 백부와 숙부들을 우상으로 존경해왔다고 밝힌바 있다.

4촌 형제들중에서는 연배가 비슷한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사장과
정몽선 성우그룹부회장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정회장은 신세대 사원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술자리에서는 꼭 발표된지
1년이내의 곡만 부르며 해외출장시 비행기안에서는 시드니 셀던, 프레드릭
포사이드 등의 추리소설을 읽는 젊은 감각을 가졌기도 하다.

대학시절부터 아이스하키 등 운동을 좋아해 94년12월 만도기계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했으며 요즘도 목동아이스하키경기장을 자주 찾는다.

가족으로는 부인 홍인화여사와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