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To be or not to be)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한 구절은 주인공의 절규를 기막히게 압축하여 표현한 것이다.

"새로 설립할 것인가 그냥 사버릴 것인가"하는 문제도 기업이 성장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부딪치는 중요한 의사 결정의 과제이다.

기업이 신설보다도 인수를 선택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나 그 기준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Q비율"이다.

화폐이론의 일반적 균형 문제를 다루면서 토빈 (J.Tobin)이 제시한
Q비율은 증권 시장에서의 자산 가격을 자산의 대체원가로 나눈 것이다.

즉 실물 시장 평가액에 대한증권 시장 평가액의 정도를 나타낸 비율이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 전략을 추구할 때 그 사업에
필요한 시설이나 물적 자원을 모두 구입하여 착수할 수도 있지만 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존업체를 인수함으로써도 가능하다.

전자는 실물 시장에서 자산을 취득하는 것이고,후자는 증권시장에서
주식 매입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Q비율은 이 두가지 시장에서의 평가 괴리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Q비율이 1보다 적으면 적을수록 기업 인수.합병 방법이 보다
경제적임을 뜻한다.

참고로 인수.합병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이 Q비율은 대체로 0.5~0.6
정도라고 한다.

최근 기업 인수.합병이 국내에서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데에는 내년도
제도 개편이나 경제 구조 조정과 관계가 있을 것이나,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기업의 Q비율이 대체로 낮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즉 금년의 주가 폭락이 Q비율 하락과 기업 인수.합병을 촉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OECD 가입 등에 따른 시장 경쟁 구조의 촉진과 함께 경쟁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국내기업에 있어 Q비율의 하락은 "파느냐 마느냐"의 절대적
명제앞에 위기인 동시에 매수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