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일본대사관저에 억류돼 있던 3백40여명의 인질들 가운데 2백25명이
22일 밤(현지시간) 풀려났다.

일본대사관저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좌익게릴라들은 이날 페루정부와
관련이 없는 인질들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석방된 2백여명 가운데 재일교포 이명호(32.미쓰비시상사 페루지사 사장
대리)씨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사관저에는 페루관리및 정치인과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1백여명이
남아있게 된 가운데 페루 정부는 게릴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강경대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게릴라들은 동료조직원들의 석방과 안전한 탈출구 보장을 협상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와관련 일본의 NHK방송은 게릴라들이 나머지 인질들과 함께 중남미의
한 국가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보도에따르면 게릴라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는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신 인질과 함께 중남미의 한 국가로
이동해 수감돼 있는 동료조직원들이 석방될때까지 인질들을 포로로 억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NHK보도에 대해 페루정부와 중재를 하고 있는 국제적십자 관계자들
은 부인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