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는 도저히 생각못할 "대역전"이 존재한다.

금년시즌 대역전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매스터즈 최종라운드의
노먼-팔도 대결.

그것은 팔도의 역전드라머라기 보다는 노먼의 몰락드라머였다.

3라운드까지 노먼은 6타차 선두.

그때까지 거의 완벽한 노먼 골프로 보아 "아무리 역전 징크스의
노먼이라도 이번만은 우승이다"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 6타차는 9번홀까지 2타차로 좁혀졌고 11번홀에서 동타가
됐다.

결과는 노먼 78타에 팔도 67타로 무려 11타차.

세계 최정상프로의 대결에서 6타차 선두가 5타차 2위로 변한 "사상
최대의 몰락"이었다.

노먼의 대몰락에 대해 명프로이자 미 NBC 골프해설가인 자니 밀러는
다음과같이 분석했다.

"노먼의 병은 항상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보통대회나 쉬운 코스에서는 공격적 골프가 먹힌다.

노먼이 높은 인기도는 바로 그런 골프로 "추격하는 일요일"을 많이
만든데 있다.

그러나 매스터즈같은 메이저에서는 파의 가치가 달라진다.

중압감이 없으면 공격적으로 쳐도 파가 단순하다.

그러나 오거스타의 특히 빠른 그린에서는 공격 골프의 결과가 파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노먼은 언제나 핀에 붙이려 했다.

그러다가 수십cm에서 수미터의 오차가 계속되며 것 잡을 수 없이 버디가
보기로 변한 꼴이다.

"파의 가치"는 코스와 동반자 그리고 라운드의 의미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