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경제활동에서 특히 산업쪽으로는 거의
어음결제로 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어음(당좌수표)이 기여하는 점보다는 병폐가 더 많으므로 폐지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은 그 부작용이 클것을
고려, 서서히 충격을 줄이면서 정책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량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라 이에 대한 대책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데 요즈음 수천억원대의 딱지어음 사건 등이 발생하여 경제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어음부도는 1년에 1만개이상의 업체가 발생시키고 있으며 비공식통계로
이중 70~80%는 고의부도이고, 1개사의 부도는 평균 120개 업체(개인)에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사업 또는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부도한번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 능력에 부치는 액수의 부도를 맞으면 도산하게 되며,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완전히 파산하여 자살하기까지도 하지만, 사기성있는 사람은
고의부도 또는 사기를 치고 재산을 빼돌린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본인은 재기 또는 편안히 살기도 한다.

본인의 이름만 아니면 재산도 뺏기지 않고 어떠한 사업도 할 수 있다.

형사처벌도 미미하다.

정부는 이같은 실상을 알고 어음보험기금으로 1,000억원을 조성하여
시행한다고 하여 국민의 한사람으로 매우 기뻐하며 다행스럽게
생각했었는데, 국회를 거치면서 이 기금 전액이 삭감됐다는 소식에
낙담천만이다.

자동차.산재.화재.생명보험 등은 있는데, 경제활동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음에 대한 어음보험은 왜 없는 것인가.

이는 정부와 국회가 국민과 국가의 경제안정을 위하여 강력히 추진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시행하면 어떨까한다.

즉 어음공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어음(당좌.가계수표)은 거래할 때 거의가 부가가치세를 내고 있는바
부가가치세 10%중 2~3%를 기금으로 출자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부도율이 많아야 0.2~0.3%이므로 전액을 변제할 수 있으며,
보험금으로 직원의 봉급 등 경비로 사용하면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 5,000만원한도라면 월 5만원, 연 10억원이면 월 100만원정도의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도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는 싼 비용이며 무자료
거래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또한 개인이 부도금을 회수하기란 현 한국법으로는 극히 어려운바 국가
차원에서 회수한다면 손쉬울 것이다.

완전히 변제한후 복권시킨다면 이또한 합리적이며 어음보험기금은 약
1년후부터는 흑자로 될것이다.

보험기금에는 불원간 많은 기금이 쌓이게 될 것이고, 이 자금으로
중소기업과 각 영세상인을 위하여 저리대출 등 혜택을 준다면 한국경제는
속빈강정이 아닌 실속있는 경제 선진국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어음보험기금이 삭제된 이유로서 "이를 악용하여 사기치는 사람이
나타날까봐"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그는"격이고, 한강다리가 무너져
많은 사람이 다칠까봐 아예 없애버리자는 주장과 다를바 없다.

사기나 부정을 저지르는 자들을 처벌은 물론 사전에 완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 실현하여 국민복지향상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원천적으로 보완하여 경제정의 실현은 물론 세계적인
복지국가가 되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중 하나가 "어음보험기금"의
재추진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용 < 대진엔지니어링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