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컨테이너전용 항만에서 사용중인 크레인이 외국 주요 항만의 크레인에
비해 이동속도가 매우 느려 항만운영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전용 항만에서 사용되고 있는
갠트리크레인의 분당이동거리는 1백20~1백80m로 외국경쟁항만의 1백80~2백10m
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부두별로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크레인이 1백80m로 경쟁항만 수준일뿐 자성대
5, 6부두 겸용크레인이 1백50m, 자성대 5부두와 6부두 전용크레인은 각각
1백20m의 저속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중 완공될 부산항 4단계및 광양항 1단계 부두에서 사용될 신형
갠트리크레인의 분당 이동거리도 1백80m에 그칠 전망이다.

크레인의 이동속도가 늦으면 화물의 선석 점유시간이 길어져 체선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항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게 업계의 지적
이다.

또 선석당 4~6개의 크레인이 가동되고 예비 크레인이 마련돼 있는 외국항만
에 비해 국내항만은 2~3개의 크레인이 24시간 쉬지않고 작동되고 있어 장비의
조기 노후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 주요 컨테이너항만의 경우 일본 고베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영국
페릭스토항이 모두 분당 2백10m의 이동능력을 갖춘 크레인을 80년대말부터
가동하고 있으며 대만 카오슝항, 미국 오클랜드와 롱비치항이 1백82m,
싱가포르항, 프랑스 르아브르항이 1백80m 속도의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2000년대 들어 완공될 부산가덕항 광양항 등
신항만에는 분당 2백m이상을 이동할수 있는 첨단 크레인이 설치돼야 신항만
으로서의 기능을 다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