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고 물 맑은 충북 농촌 지역에 있는 폐교를 사가세요."

효율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지난 82년부터 학생수 1백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방침에 따라 지금까지 충북도내에서 폐교된 1백31개
학교의 처리를 놓고 고심해 온 충북도교육청이 매각, 임대 등 본격 세일에
나섰다.

지금까지 이들 폐교 가운데 매각된 것은 39개교에 불과하고 나머지 92개는
자체활용하거나 방치되고 있는 실정.

특히 일부 폐교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농촌 지역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온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점말고도 폐교를 그대로 둘 경우 폐교 유지.관리에 따른 예산
투입으로 교육 재정이 압박될 뿐만 아니라 국가 재산의 장기 방치에 따라
경제적으로도 손실을 보게 된다는 점 또한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폐교 처분
방침에 한몫했다.

도교육청은 폐교들이 대부분 주민수가 극히 적은 농촌지역에 위치해
기업체 등의 수련시설이 들어서기 좋은 여건을 갖고 있는 점에 착안해
기업체나 예술인 단체, 대학 등의 연수원, 문화시설 장소로 적극 매각 또는
임대할 방침이다.

또 주변 경관이 뛰어난 폐교에 대해서는 한국관광공사와 협의해 휴양.
수련시설로 개발하고 농협과 협조해 고추, 마늘 등 지역 특산 농산물 가공
공장 건립 등 주민소득 사업에도 적극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발전성이나 보존할 가치가 없는 폐교는 임대보다는
적극 매각토록 했다"며 "특히 폐교 가운데 한두 곳을 탈선 등 각종 사유로
학업을 중도 포기한 학생들을 선도하는 인성 교육의 장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