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엔 어느때보다 이동전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한해였다.

지난 4월부터 이동전화서비스가 경쟁체제로 들어서고 서비스방식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특히 신세기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의 이동전화 가격파괴바람으로 이동전화의
대중화가 성큼 다가섰다.

LG경제연구원의 이장원 선임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지각변동 예상되는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제목의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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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로의 진입이 점차 빨라지고 개인의 활동반경도 크게 넓어짐에
따라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를 교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유선 통신만으로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부족함이 많아 80년대
이후 이동전화서비스가 등장, 이동성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이동전화 서비스는 경쟁체제구축과 기술발전에 따라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가격문제 가입자 수용능력문제 등이 해소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은 95년 가입자수 164만명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으며 96년말 가입자수는 3백2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서비스 개시후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데 11년이 걸렸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놀라운 성장세임을 알 수 있다.

인구당 보급률도 90년 0.2%에 불과하던 것이 95년 3.9%로 늘어났으며
96년말에는 7%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의 경우 25%정도의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고
호주 미국 등의 경우 보급률이 10%를 상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시장의 성장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4년 국내에 이동전화서비스가 처음 도입되었을 당시 소비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단말기 가격과 보증금 등을 합쳐 240만원 정도의
초기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 88년에 140만원대로 94년부터는 100만원 이하로 비용이 줄었다.

96년들어 서비스 이용요금 및 단말기 가역 인하속도가 한층 빨라지면서
소요비용도 크게 줄기 시작했다.

이동전화서비스 회사들이 96년 11월부터 60만원대로 가격파괴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가입자수를 확대하여 기본사용료 보증금 등의 이용요금으로
얻게 될 이익이 단말기를 싸게 공급해서 입게되는 손실을 짧은 기간안에
만회할 수 있다는 점과 97년 3월까지 1년동안 한시적으로 단말기 판매권을
허용받았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예전같으면 단말기만을 구입하기도 힘든 가격에 소비자들은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11월이후 1일 신규가입자가 이전의 10배인 1만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한때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이동전화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바야흐로 이동전화서비스의 대중화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97년에도 이동전화서비스의 대중화는 신규서비스의 등장과 이에따른
추가적인 단말기가격 및 이용요금 인하로 가속화할 전망이다.

96년 12월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는 CT-2(보행자전용 휴대전화)는 97년
2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지각변동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 등 CT-2사업자들은 단말기 가격을 10만원대로 서비스 이용요금을
이동전화서비스의 3분의1 또는 2분의1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어서 기존
이동전화 서비스회사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98년 서비스를 시작할 PCS(개인휴대통신)라는 잠재 경쟁자까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기존 이동전화서비스회사들은 가격파괴의 바람몰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정기간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조건에 합의하면 단말기를 싼 값에
제공하여 가입자를 확대해 나가는 선진국상황이 국내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1년6개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단말기
가격을 75% 할인해 주는 회사가 등장했으며 일본의 이동통신회사는 PHS
(일본형 개인휴대통신)의 구형 모델 단말기를 1엔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회사들은 한술 더떠 서비스 가입시 고객들에게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경쟁자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경쟁은 물론 통화
품질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 비가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96년 벌어졌던 가격경쟁에 앞서 이동전화 서비스회사들은 "무통무전"
"반용지물"로 대변되는 통화품질 경쟁을 펼친바 있다.

국내 이동전화서비스의 경우 통화소통율은 90%이상으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통화완료율은 60%대로 선진국 수준에 미흡한
실정이다.

통화완료율을 향상시키려면 통화반경을 최적으로 설계하고 기지국을
완벽하게 설치하여야 한다.

이에따라 기지국 확보를 중심으로 통화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사업자는
물론 신규사업자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97년에는 여러가지 통신번호를 하나의 개인번호로 통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가입자가 원하는 통신수단으로 연결해 주는 "원넘버
서비스"로 불리우는 첨단 부가통신서비스도 실현될 전망이다.

한국이동통신은 무선호출과 이동전화를 하나로 묶는 원넘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다른 통신사업자의 번호까지 연계한 서비스 도입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7년에는 서비스 회사간 경쟁이 치열해 지는 한편으로 통신관련 회사간
협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대내 개방에 따른 신규사업자의 출현과 대외개방에 따른 해외
선진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이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96년 6월 PCS사업자로 3개사, CT-2사업자로 전국 및 지역사업자가 선정돼
기존의 2개 이동전화서비스 회사와 이동통신 서비스의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몸싸움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94년 5월이후 진행된 WTO(세계무역기구) 기본 통신협상이 97년 2월에는
타결될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진출을 위한 외국기업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한 사업자간 협력은 우선 기지국 공동이용 해외동반진출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사업자들이 전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제공에 필요한 기지국을
독자적으로 세울 경우 약 3천개가 필요하지만 공동으로 세울 경우 1천개
정도로도 가능하다.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공동으로 설치한다면 설치비용 절감은 물론 장소확보
전자파장애 등 다른 문제점도 함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통신관련 회사들의 해외진출도 97년에 더욱 활성될 것으로 보인다.

94년6월 러시아 기본전화사업에 투자하면서 시작된 해외진출은 96년
7월말현재 칠레 중국 등 13개국 총 3억1천만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들어 통신분야의 해외진출은 무선호출 이동전화 PCS TRS(주파수공용
통신) CT-2 등 거의 모든 통신서비스 분야를 망라하면서 서비스회사와
통신기기 제조회사의 동반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