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 새 지휘자를 찾아라.

우리나라 최고의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향의 지휘자
오트마 마가와 원경수씨가 올 연말 나란히 임기 만료됨에 따라 그 후임에
음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트마 마가 후임의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는
사람은 지휘자 정명훈씨.

그는 95년부터 서울시향 객원 지휘자로 국내 활동을 해온데다 현재
KBS 교향악단 외에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교향악단과 프랑스 파리오케스트라
에서도 상임 지휘자 제의를 받은 상태.

KBS 교향악단은 정씨 외에 다른 후보는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본인도
이곳을 희망하고 있으나 오랫동안 유럽에서 자란 자녀의 교육문제 때문에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정씨가 KBS 교향악단과 다른 외국 오케스트라를 동시에
맡을 경우에 대비, 베를린 필하모닉의 매니저급 인사를 음악감독으로
초빙하는 안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지휘자 원경수씨가 대학 (경원대 음대)으로
돌아갈 뜻을 비친 서울시향도 새 지휘자를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시향측이 밝힌 후보는 세사람.

95년부터 객원지휘를 해온 정명훈씨, 독일의 40대 지휘자 버나드 길러,
폴란드 라디오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겸 바르샤바필하모닉 전임지휘자
스트루가와씨가 그들이다.

시향측은 정명훈씨를 가장 바랐지만 그가 KBS 교향악단으로 기울자
외국인 지휘자 초빙을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향 사무국의 오병권 실장은 이렇게 될 경우 단원들과의 호흡을
고려, 객원 지휘자로 임명해 3~4달 일해본 뒤 상임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 모두 올해안에 지휘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