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자궁암을 수술할 때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까지 없애는 사례가 많다. 이런 수술을 받으면 온몸을 돌아다니는 림프액 순환이 막혀 다리가 퉁퉁 붓는 림프부종이 생기기 쉽다. 암 수술 후 환자 두 명 중 한 명에게 일명 ‘코끼리 다리’ 부작용의 고통이 시작된다.서울아산병원 난소·자궁암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김대연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이런 환자를 위해 암 수술을 할 때 림프부종 예방 수술을 함께하는 시스템을 2022년 구축했다. 림프액이 흐르는 림프관과 주변 정맥을 이어줘 림프액 순환을 돕는 림프절·정맥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한다.암 수술만 할 때보다 수술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다른 진료과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항암, 수술 등 한 분야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진료를 모두 시행하는 오케스트라 같은 진료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항암과 절개·침습수술 모두 책임져김 교수는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로봇, 복강경, 항암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하는 산부인과 의사다. 그가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난소·자궁암센터는 매년 1000건 넘는 부인암 수술을 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건수다.암을 치료하는 의료진의 전문 영역은 점차 분업화하는 추세다. 항암제 치료는 주로 종양내과 의사가 담당한다. 외과는 상처 부위를 크게 여는 절개 수술을 맡는 의사와 내시경, 로봇 등을 주로 활용해 최소침습수술을 하는 의사로 나뉘어 있다. 김 교수는 난소·자궁암센터 의료진과 이런 진료를 모두 함께 책
잠을 잘 때 꿈을 꾸는 단계로 알려진 렘(REM)수면은 뇌가 회복하는 시간이다. 전체 수면 시간에서 20% 정도인 이 시간에 뇌는 낮에 생긴 기억을 정리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 최근 이런 렘수면이 늦게 시작되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은 최근 중국 한 병원 신경과를 방문한 고령층 128명의 수면 패턴과 치매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발표했다.통상 렘수면을 오가는 수면 사이클은 매일 밤 4~5회 정도 반복된다. 밤 동안 잠에 깊이 들었다가 꿈을 꾸며 얕게 자는 90분 정도의 패턴이 계속 이어진다. 노인들은 이런 렘수면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잠자리에 들어도 렘수면이 늦어지면 학습과 기억력 회복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뇌가 다양한 기억을 모아 정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렘수면이 늦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 뇌 해마가 손상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점에 착안해 연구했다.연구에 참여한 평균 70.8세 고령층 128명 중 절반(64명)은 알츠하이머 환자였다.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환자는 41명, 정상인 사람은 23명이었다. 이들을 일찍 렘수면에 드는 조기 렘수면 그룹(평균 98분 소요)과 늦게 렘수면에 드는 지연 렘수면 그룹(193분)으로 나눴다.지연 렘수면 그룹에 속한 사람 중엔 알츠하이머 환자가 많았다. 알츠하이머 위험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는 지연 렘수면 그룹이 조기 렘수면 그룹보다 16%, 다른 위험 단백질인 타우는 29% 많았다. 뇌에 좋은 특정 신경영양인자(BDNF)는
“음악은 늙지 않는다.” 아흔여덟의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를 두고 평단에서는 이렇게 말한다.미국 태생 스웨덴인인 그는 최고령 현역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192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스웨덴으로 이주했다. 초기에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스웨덴 노르셰핑 심포니, 노르웨이 오슬로필, 덴마크 국립교향악단 등을 이끌며 북유럽 오케스트라를 섭렵했으며 독일 악단에서도 활약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등 유수 오케스트라 수장을 맡았다. 빈필에 여든네 살 나이로 뒤늦게 데뷔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여러 무대에서 활약했다.그는 명성을 좇지 않고 묵묵히 악단과 작곡가를 잇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아흔이 넘어서도 음악에 정진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음반을 발매했다. 그는 “위대한 음악 작품은 지성과 감성을 똑같이 자극한다”고 말했다.최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