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송정덕 <농정 평론가> .. '노령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그 어느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병자년이 저물고 있다.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많아서인지 어서 이 해가 빨리 갔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어김없이 우리 향후들은 최근 롯데호텔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노령회.
우리 모임 이름이다.
노령산맥의 정기를 받았다해서 붙인 명칭이다.
정읍태생으로 일찍이 큰 뜻을 품고 상경한 고향 선후배끼리 객지에서
나마 서로 격려하고 상부상조하는 취지에서 만든 모임이다.
노령회는 정기 비정기 모임을 종종 갖지만 송년모임을 특히 중시한다.
그런데 올 망년회는 예년에 비해 꽤 색달랐다.
오랜만에가진 부부쌍쌍 모임이었는데 마치 명곡경연대회를 연상케할
정도로 다들 한껏목청을 북돋운 시간이었다.
특히 20여명의 회원중 연로한 부부가 많아서인지 음담패설까지 거침없이
발설돼 장내는 온통 웃음으로 가득찼다.
광운대 학장인 김재환 장로부부는 옛날 부부 단둘이서 신태진 양괴리
둑을거닐면서 불렀던 노래를 뽑아 정을 북돋웠다.
중앙대 불어과교수인 송영규 부부는 우리모임에선 소장파인데 요즘
젊은이들이나 알 법한 신곡을 불러 세대차를 느끼게 했다.
한국 음운학 대가인 김종진박사는 국문학에서 나오는 고담을 끄집어내는
듯하더니 차마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수위까지 가는 색담을 토해내
맞장구를 쳤다.
임종남형은 느닷없이 건강론을 펴더니 마지막 한다는 소리가 "남자회원님,
여기 계신 아주머님들 즐겁게 해줄수 있는 것은 등산으로 다리 힘을 튼튼히
기르는 것입니다"고 하지 않는가.
모두들 모처럼 배꼽 떨어질듯 웃고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가셨다고들 좋아했다.
우리 노령회는 다소 보수적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전원회의제 방식이어서이조건을 충족시킬 자신이 있는 사람만 참여할수
있다.
우리 멤버들은 틈틈이 등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어 다들 건강한
편이다.
그런데 필자에게 아우뻘 되는 노인형회원이 얼마전 타계해 모두들 슬픔에
긴 적이 있다.
누구보다 정이 많았던 탓인지 2년이 지난 지금도 부르면 금새 나타날것만
같다.
노령회 멤버들은 해가 갈수록 정을 두텁게 쌓아가고 있다.
새해에는 정을 더욱더 돈독히 할 뿐아니라 우리 모임의 취지이기도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한몫을 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많아서인지 어서 이 해가 빨리 갔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어김없이 우리 향후들은 최근 롯데호텔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노령회.
우리 모임 이름이다.
노령산맥의 정기를 받았다해서 붙인 명칭이다.
정읍태생으로 일찍이 큰 뜻을 품고 상경한 고향 선후배끼리 객지에서
나마 서로 격려하고 상부상조하는 취지에서 만든 모임이다.
노령회는 정기 비정기 모임을 종종 갖지만 송년모임을 특히 중시한다.
그런데 올 망년회는 예년에 비해 꽤 색달랐다.
오랜만에가진 부부쌍쌍 모임이었는데 마치 명곡경연대회를 연상케할
정도로 다들 한껏목청을 북돋운 시간이었다.
특히 20여명의 회원중 연로한 부부가 많아서인지 음담패설까지 거침없이
발설돼 장내는 온통 웃음으로 가득찼다.
광운대 학장인 김재환 장로부부는 옛날 부부 단둘이서 신태진 양괴리
둑을거닐면서 불렀던 노래를 뽑아 정을 북돋웠다.
중앙대 불어과교수인 송영규 부부는 우리모임에선 소장파인데 요즘
젊은이들이나 알 법한 신곡을 불러 세대차를 느끼게 했다.
한국 음운학 대가인 김종진박사는 국문학에서 나오는 고담을 끄집어내는
듯하더니 차마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수위까지 가는 색담을 토해내
맞장구를 쳤다.
임종남형은 느닷없이 건강론을 펴더니 마지막 한다는 소리가 "남자회원님,
여기 계신 아주머님들 즐겁게 해줄수 있는 것은 등산으로 다리 힘을 튼튼히
기르는 것입니다"고 하지 않는가.
모두들 모처럼 배꼽 떨어질듯 웃고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가셨다고들 좋아했다.
우리 노령회는 다소 보수적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전원회의제 방식이어서이조건을 충족시킬 자신이 있는 사람만 참여할수
있다.
우리 멤버들은 틈틈이 등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어 다들 건강한
편이다.
그런데 필자에게 아우뻘 되는 노인형회원이 얼마전 타계해 모두들 슬픔에
긴 적이 있다.
누구보다 정이 많았던 탓인지 2년이 지난 지금도 부르면 금새 나타날것만
같다.
노령회 멤버들은 해가 갈수록 정을 두텁게 쌓아가고 있다.
새해에는 정을 더욱더 돈독히 할 뿐아니라 우리 모임의 취지이기도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한몫을 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