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에 오너 또는 2세경영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올들어서만 <>태양생명 임재풍 대표이사 부사장(36) <>교보생명 신창재
부회장(43) <>국민생명 김중민 부회장대표이사(39) 등이 경영전면에 등장한
것.

또 흥국생명 이호진 상무와 BYC생명(전주)의 한기성 부사장(34)도 생보업계
의 2세경영인이다.

생보업계의 이들 오너출신 경영인의 공통점은 전직의사인 신부회장을 빼곤
모두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유학파들이란 점.

때문에 부모로부터 엄격한 가정교육과 경영수업을 받은 이들은 경영이론을
과감히 현장에 도입하는 등 생보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중 혁신을 주도하는 인물은 태양생명 대주주인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의
차남인 임재풍 태양생명 대표.

지난 6월 취임이후 대대적으로 부실조직을 정리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인 신부회장도 서서히 경영을 챙기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 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경영일선에 참여한뒤 이중효 사장과
함께 교보생명 공격영업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는 것.

신설 생보사중 선두를 달려온 국민생명의 김중민-손기수 공동대표이사 라인
구축은 내년 신설사 판도변화에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

김부회장은 지금까지 손사장을 관리사이드에서 후방지원했으나 앞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 기존 생보사와의 격차축소를 앞당기겠다는 포석이다.

김부회장은 LG그룹 패밀리로 호남정유 회장을 지낸 구두회씨의 사위여서
LG그룹과 특수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위장계열사를 발표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국민생명은 LG그룹의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김부회장의 공식적인 국민생명 지분은 동생인 김중성 나라종합금융
상무(5.65%)보다 적은 지분(4.90%)을 갖고 있다.

항간에는 김씨 형제의 모친이자 작고한 김택수 전 대한체육회장의 미망인인
최숙자씨가 국민생명과 나라종합금융의 경영후선에서 주요사항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국생명의 이호진 상무는 최근 부친인 이임용 태광그룹 회장의 급작스런
타계로 후계구도및 행동반경과 관련, 큰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흥국생명의 대주주는 고 이회장의 장남인 이식진 태광산업 전무,
3년전 사망한 차남 영진씨, 3남 이상무가 똑같이 31%씩 나눠갖고 있다.

곧 흥국생명을 포함한 태광그룹의 상속구도 윤곽이 잡혀질 것으로 보여
반성우 사장이 이끄는 흥국생명의 경영진 개편과 영업전략강화 등이
점쳐진다.

이밖에 생보업계의 2세경영자로는 BYC생명의 한기성 부사장(34)이 있다.

백양 한영대 회장의 셋째아들로 작년 6월 부사장으로 들어온뒤 올해 상호를
한신생명에서 모회사의 트레이드마크격인 BYC생명으로 바꾸고 부사장 직원간
제안핫라인을 설치, 주목받고 있다.

파고들수록 어렵다는 보험경영.

이들 로얄패밀리들이 전문경영인 못지않게 생각한 만큼 소기의 성적표를
얻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