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종금의 경영권은 어디로 갈까.

서륭과 항도종금의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던 효진이 항도종금의 지분을
21.38% 확보, 1대주주로 부상함에 따라 항도종금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항도종금의 경영권은 내년 1월7일 서륭의 공개매수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서륭측이 공개매수로 효진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또 지분이 엇비슷해 상당기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항도종금을 먼저 공개매수했던 효진은 마지막날인 지난 24일 25건 24만8천
3백주의 매수신청을 받아 모두 53건(30명) 45만6천887주(11.42%)를 확보했다.

물론 예정물량(64만주)의 71%에 불과한 실패작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로 효진의 항도종금 지분은 기존의 9.92%를 포함
21.38%로 늘어나게 됐다.

거기다가 우호적 관계에 있는 경덕종합건설이 9.2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지분싸움에서 30% 이상을 동원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자인 서륭측도 만만치 않게 대응하고 있어 경영권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이다.

서륭측은 지난 19일부터 항도종금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경쟁공개매수로 효진측보다 주당
매수가격이 1천원 높고 물량도 1% 많다.

서륭측은 이미 9.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공개매수가 끝나면 지분율이
27%로 늘어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의 상공인들이 대부분 우호적이어서 50%이상의 지분을 동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항도종금의 경영권은 서륭측의 공개매수가 끝나는
내년 1월7일에 가서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항도종금 경영권 쟁탈전에서 주가가 공개매수가격보다 휠씬 높은
데도 공개매수신청이 들어와 위장지분을 양성화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항도종금 주가가 효진의 공개매수가격(3만1천원)보다 4천8백원
이나 높은 3만5천8백원이었는데도 24만여주의 매수 신청이 들어왔기 때문
이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은 시장에서 한꺼번에 팔기 힘들어 공개매수에 응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