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김밥집"

항아리 속의 우렁이가 밤마다 어여쁜 처녀로 변해 음식을 준비한다는
전설속의 얘기처럼 여인들이 밤새워 김밥을 만드는 집이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대쪽으로 5백여m에 위치한 "낙원떡볶이집"이
바로 그집.

이곳에서 일하는 우렁각시들은 모두 15명.

서너명이 한조로 12시간씩 격일제 근무를 한다.

밤새 장사를 한다지만 고객들은 주로 새벽 4시부터 출근시간대에 몰린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새벽까지 환자를 돌본 사람들, 마땅히 먹을 곳이 없는
출근길 회사원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다.

장은현(23.학생)씨는 "처음엔 24시간 창문가에서 김밥을 만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찾아왔었다"며 "막상 와보니 김밥이 너무 맛있어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억원을 들여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한 주인 이영희
(39.여)씨는 김밥의 생명은 속맛이라며 "기본재료인 김은 남편 고향인
전남 완도에서 고추는 제 고향인 경북 영천에서 구해옵니다"라고 맛의
비결을 소개했다.

한번 맛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자랑할 만큼 불경기를 모르는
김밥.

그 덕분에 4명의 동생 모두에게 깁밥집을 하나씩 차려줄 수도 있었단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