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아특수강이 최근 정부에 악성부채
상환용으로 6억달러의 외화대출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25일 "기아특수강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부채상환용
외화대출 6억달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와 재정경제원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외화대출 용도가 시설재 도입용으로 한정돼 있어
부채상환용으로 지원하는 건 곤란하다는 재경원의 입장때문에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특수강은 군산공장의 설비확장등으로 지난 6월말 현재 총부채가
1조2천억원에 달해 금융비용만 연간 1천5백억원 정도가 나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특수강 경기마저 침체돼 이 회사는 작년 한해동안 7백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낸데 이어 올해도 손실규모가 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가동률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기아특수강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삼미특수강과 함께 고금리 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할 수 있도록 상업차관등 장기저리의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특수강 산업 육성대책 건의문"을 통산부에 제출했었다.

기아 관계자는 "특수강 업종은 기간산업으로 국가경제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대규모 장치산업이란 구조적 특성 탓에 심한 경영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미특수강은 창원의 봉강공장과 캐나다 미국의 현지공장을 모두
포철에 팔아 회생의 길을 마련키로 최근 결정했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